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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과다섭취 ‘마른 비만’ 초래…‘대사성 질환’ 유발

입력 | 2020-08-19 12:53:00

밀전분 과다 섭취에 의한 마른비만 유발 모식도, 밀을 과다섭취한 쥐의 장에서 대사질환 관련 미생물의 비율이 높아졌다. 염증 증가와 효소작용 변화로 지방간등의 질환이 확인됐다. (한국식품연구원 제공) 2020.08.19 /뉴스1


밀가루(밀전분)를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마른 비만’이 초래되고 지방간, 대사성 질환 등을 유발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식품기능연구본부의 기능성소재연구단 박호영 박사 연구팀이 장기간 밀 전분 과다섭취가 장내미생물의 불균형을 초래해 지방간, 대사성 질환 등을 일으킨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식습관은 비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으며 도정된 곡류의 섭취비율이 높은 것과 비만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음식 섭취가 장내미생물 환경을 바꾸고, 이로 인해 대사성 질환이 일어나는 과정을 살폈다.

실험용 쥐가 8주간 밀 전분 함량이 높은 사료를 섭취했을 때 일반 사료 섭취군에 비해 체중이 증가하지는 않았다. 대신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이 줄고, 균의 구성과 비율이 변화했다. 또한 체내 지방 대사가 변해 지방간이 진행되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변화한 장내미생물 비율을 분석한 결과, 밀 전분을 많이 먹은 실험쥐의 장에서 비만 환자의 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피르미쿠테스·박테로이데테스 비율이 증가했고, 대사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내미생물인 프로테오박테리아가 6배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지속해서 밀 전분을 많이 섭취한 실험쥐에게서는 장내미생물 불균형 뿐 아니라 유해균의 과다 증식해 장누수증후군이 일어났다. 과도하게 증가한 장내 유해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에 의해 장의 점막세포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세포간 결합간격이 느슨해져 장 기능이 저하된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장내미생물 균형이 깨져 발생한 장누수증후군의 결과, 독소 및 염증성 물질에 의해 지방을 축적하는 효소가 발현이 증가해 지방축적이 유발됐기 때문이다.

식품연구원의 황진택 식품기능연구본부장은 “특정 식단이 장내미생물을 매개로 대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 성과라는데 의의가 있다”며 “식품 성분이 장내미생물과 장 환경에 미치는 연구 결과를 축적해 다양한 장 건강 식품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다양한 식품이 장내미생물과 장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연구할 계획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관고유임무형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식품 영양학 및 기능성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영양학’(Nutrients)에 게재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