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정된 홍콩 교과서에 삼권분립·민주파 등이 삭제되며 중국이 본격적으로 홍콩 민주주의 지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최근 홍콩 당국은 고등학생 필수 과목인 ‘일반 상식’ 교과서를 일부 개정했다. 개정된 내용에는 ‘삼권분립’·‘민주파’ 등 단어들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교육 개혁을 통해 홍콩 내 민주주의 지우기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홍콩 내 반중(反中) 분열세력이 생겨나는 건 홍콩 교육 탓이라며 교육 개혁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 주장대로 홍콩 당국이 교육 개혁에 나선 것이다. 개정된 교과서를 살펴보면 기존에 있던 ‘삼권분립’ 단어를 지우고 ‘입법, 사법, 행정부가 서로 견제해 권력 집중을 막는다’라고 수정했다. 의미는 비슷하지만 민주주의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삼권분립이란 개념을 아예 교과서에서 삭제한 것으로 그 함의가 크다.
‘민주파’라는 단어를 삭제한 것도 눈에 띈다. 교과서는 민주파를 지우고 ‘비제도파’(非建制派)로 수정했다. 또 ‘나는 선거를 원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벽보 사진도 교과서에서 삭제됐다.
또 교과서는 중국을 묘사하는 일부 부정적 표현도 모두 삭제·수정했다. 환경 오염 문제에서 중국을 지적하며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객들은 중국의 극심한 환경 오염 문제로 투자와 관광 의욕을 잃고 있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번 교과서 내용 개정에 대해 홍콩 일부 평론가들은 “일종의 진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