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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둔 신랑신부들 당혹…“친척만 50명인데, 누굴 빼나”

입력 | 2020-08-19 14:19:00

정부,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이상 집합 금지
"양쪽 가족만 합쳐도 50명이 넘어…누굴 빼나?"
"일단 직계가족 부르고, 유튜브 생중계도 고민"




“양쪽 친인척만 합해도 50명이 넘어요.”

다음달 5일 결혼을 앞둔 직장인 조모(32)씨는 최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도권 확산으로 19일부터 결혼식 하객수가 50명(야외 100명)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날 뉴시스에 “일단 야외 결혼식이라 하객 최소인원이 100명이긴 한데 양쪽 가족을 합쳐도 50명이 넘는다”며 “하객들 중 누굴 오라고 하고, 누굴 오지 말라고 해야하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야외결혼식 계약 때 비가 오면 실내로 장소가 자동으로 변경되는 조건이 있었는데, 만일 당일 비가 오면 하객수가 100명에서 50명으로 바뀌는거냐”고 했다.

식사가 어려운 하객들을 위해 고가의 답례품을 200개 사둔 조씨는 결혼식 연기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10월10일 결혼예정인 IT업계 종사자 김모(31)씨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일단 시간이 있으니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직계가족을 일단 다 부르고, 지인그룹당 1명씩을 대표로 참석하게 할까 한다”며 “나머지는 유튜브 라이브를 이용해서 생중계를 해야하나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된다면 결혼식 자체를 미룰 생각”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직장인 A씨(33)씨는 사촌오빠의 결혼식이 당장 이번 주말인데 참석여부를 고민 중이다.

A씨는 “신부 아버지가 8남매라고 들었는데 양쪽 직계가족만 합쳐도 50명을 훌쩍 넘는다”며 “당장 결혼이 코앞이라 일단 당사자들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결혼 준비 관련 카페에도 푸념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예비신부는 카페에 “9월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인데 이번주 내내 청첩장 돌리고 술사고 밥사고 왔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결혼식장에 친구들이 없는데 누굴 보면서 환히 웃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서로 결혼식때마다 축가해주던 친구들이 연습하고 준비하는게 의미가 있나 싶다”며 “일단 양가 합쳐 50명 하객 명단을 추리는 것만도 골치 아플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방역 강화 조치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부는 이에 해당하는 사적 모임으로 ▲결혼식 ▲동창회 ▲동호회 ▲장례식 ▲돌잔치 ▲야유회 ▲계모임 등을 포함했다.

이 조치는 이날부터 적용된다. 당장 다가오는 주말인 22~23일 수도권에서 결혼이 예정된 경우 실내에 하객 50인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 집합금지 대상이다.

이 조치를 위반할 경우 결혼식 주체자를 포함해 모든 참석자가 벌금 300만원을 내야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