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긍정 평가…5·18 왜곡·폄훼 재발방지 촉구 진상 규명 협력·역사왜곡처벌법 당론 제정도 당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를 찾아 오월영령 앞에 무릎을 꿇은 것과 관련해 5·18민주화운동 단체는 대체로 긍정 평가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과거 소속 의원들의 5·18 왜곡·폄훼 발언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중 대응하고, 진상 규명에 적극 협력하는 등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과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5·18국립민주묘지를 찾아 추모탑 앞에서 분향을 마친 뒤 지난 과오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15초 가량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또 “신군부 국보위 재무분과위원으로 참여했다. 여러 번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며 사죄했다.
이 같은 사죄 행보에 대해 김이종 5·18부상자회장은 “지난 40년간 통합당 전신이었던 정당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호영 원내대표 등 핵심지도부가 불참해 아쉽다. 김 위원장이 당내 주류 여론을 얼마나 대표하는지는 의문이 든다”며 “유심히 지켜보고 그 진의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영훈 5·18유족회장은 “지금까지 5·18에 대해 보여왔던 적반하장식 태도에 비하면 달리 볼 부분이 분명 있다”며 “속마음까지는 모르겠지만 오월 영령에 대한 진정한 사죄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흥식 5·18구속부상자회장은 “단순한 일회성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고, 진심이 담긴 광주와 오월영령에 대한 속죄라면 환영한다”며 “김 위원장의 사죄를 계기로 통합당 세력의 진일보한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평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정성을 다해 오월영령 앞에 예의를 갖췄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면서도 “당내에서 중론을 모아 시대착오적인 역사 왜곡과 폄훼 발언을 일삼은 의원·당원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산적한 5·18 관련 현안은 희생자 가족과 더불어민주당 만의 숙제가 아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모든 정치인과 국민이 오월 정신의 계승·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통합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 시내 모처에서 5·18 단체 대표들과 비공개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