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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백승욱 상무, 평사원에서 회사 최고 5인방으로..'성공 신화'

입력 | 2020-08-19 15:34:00


"투덜거리면서 할 건 다하던 사람이죠. 기획팀에서 뭔가 요구를 하면 겉으로는 툴툴거리는데, 결과적으론 다 구현해주는 타입이에요. 실력이야 원래부터 좋았죠."

엔씨소프트의 백승욱 상무와 일해본 개발자들의 반응이다. 백승욱 상무는 이번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 상반기 성과에 따른 상여 발표에서, 17억3천100만원을 수령해 탑 5안에 들었다. 이례적으로 높은 성과에 업계에서도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엔씨소프트 백승욱 상무(출처=게임동아)


'아이온' 개발의 주역이었던 백승욱 상무

백승욱 상무는 아이소닉 온라인에서 '아타나시아'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 게임 개발을 담당하다 엔씨(NC)에 입사했다.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모두 좋아하는 '진성 덕후' 개발자로 오덕 성향이 강했지만, 반대로 기술적인 부분도 관심이 많아 새로운 엔진이나 구현을 위한 도전을 하는데 적극적인 개발자로 평가받는다. 다만 독고다이로 개발하는 성향이 있어서, 사교적이라기 보다는 뚝심있게 자기 일을 묵묵히하는 개발자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이런 백승욱 상무가 엔씨(NC)에서 주목받은 건 '아이온'의 성공 때문이었다. '아이온'은 '리니지2' 이후 주춤했던 엔씨(NC)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PC MMORPG로, 특히 RVR(대규모 게이머간 대전)과 공중전을 구현시키며 새로운 게임시대를 연 대작이었다.

당시 엔씨(NC)의 주가도 2만 원대에서 38만 원대로 뛰어올랐고, 자연스레 개발의 중추를 담당한 백승욱 상무도 내부에서 주목받을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이후 행보는 쉽지 않았다. '아이온' 이후 7년 넘게 개발중이던 PC온라인 신작 '리니지 이터널'이 좌초하고, 이를 담당하던 백승욱 캡틴(당시)은 점점 회사 내부의 입지가 약해졌다. 백 상무는 재야에 묻히듯 조용히 회사 생활을 해나갔다.

이성구 전무와 맞손.. 리니지2M 성공신화 이뤄내

이러한 백승욱 상무에게 기회가 온 건 이성구 전무와의 인연이었다. 이성구 전무는 '리니지M'을 성공시키며 회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상황에서, 김택진 대표로부터 "리니지2M을 총괄하라"며 특명을 받은 상태였다. 사업실 출신이었던 그는 개발자 라인이 부족했고 적극적으로 내부 개발자 물색에 들어갔다.

그런 이성구 전무의 눈에 띈 것이 바로 백승욱 상무였다. 사실 '아이온' 시절 사업팀과 개발팀 주축이었던 둘은 한 때 각자의 입장에서 격론을 펼치기도 했었다. 몇 년이 지난 뒤 '리니지2M'이라는 회사의 사활을 건 프로젝트 앞에서 두 사람은 금새 의기투합 했고, 서로의 역량을 총동원하며 '리니지2M' 개발에 매진했다. 결과는 대성공.

리니지2M에 대해 설명하는 백승욱 상무(출처=게임동아)


'리니지2M'은 PC와 모바일의 연동, 심리스, 충돌 등 원작 '리니지2'가 걸어갔던 '게임업계의 새로운 도전'에 걸맞는 위용을 뽐냈고, 700만 명 이상의 사전예약자 기록,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탈환 등 또 다시 대박 행진을 해나갔다.

이 또한 이성구 전무의 탁월한 리더십이 발휘된 결과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꺼리지 않는 백승욱 상무의 독보적인 개발 능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성과로 엔씨(NC)는 한 때 주가가 100만 원에 근접하는 등 제2의 전성기로 거듭나게 됐다.

그리고 회사는 이러한 백승욱 상무에게 2020년 상반기 성과로 17억3천100만원이라는 짜릿한 성과로 화답했다. 엔씨(NC) 특유의 개발자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인식이 덧붙여진 결과로 풀이된다.

더욱 주목해야할 점은 이 성과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리니지2M'이 승승장구하는 그날까지 비슷한 성과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업계는 개발자의 성공사례로서 백승욱 상무를 계속 주목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