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뉴질랜드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을 받는 우리 외교관에 대해 옹호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그냥 같은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건데”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다”며 “(당사자는)40대 초반에 키가 180㎝, 덩치가 저만한 남성직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에 미래통합당은 “한없이 황당하다. 어떻게든 정부 편을 들어보려는 대한민국 외통위원장의 궤변이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여당의 일이라면 그 어떤 허물이라도 감싸기에 급급한 더불어 민주당이 이제는 성추행 사건에서 조차 ‘가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며 “성폭력 문제는 이성간, 동성간을 막론하고 벌어지는 심각한 사안이다. 대체 어느 누가 친하다고 배를 치고, 엉덩이를 친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과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외려 문화의 차이를 운운하며, 마치 뉴질랜드의 피해자가 오해했다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은 ‘가해자 중심주의’라 할 것이다”고 일갈했다.
또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는 송 위원장이야 그렇다고 쳐도, 행여 송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져, 피해자가 상처를 받고, 또 다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지 부끄럽고 또 조마조마하기만 하다”고 걱정했다.
정의당 마저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심하기 그지없다. 송영길 위원장의 무지한 그 말 자체가 ‘오버’라는 걸 정녕 모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행위를 일방적으로 행한 폭력적인 행위인 것이다”라며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