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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장 부동산 공방…“대국민 사기” vs “누구보다 청렴”

입력 | 2020-08-19 17:32:00

여야,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 인사청문회서 신경전
통합 "무주택 코스프레…부동산 차명 매입 의혹도"
민주 "법적 문제 無…본인·배우자 재산 3억, 청렴"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자녀 위장전입과 부동산 문제를 놓고 집중적인 공방이 벌어졌다.

미래통합당은 부동산 차명 투자와 상습적인 위장전입 의혹을 중심으로 맹공을 펼쳤다. 특히 고위공직자인 후보가 공공임대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에 대해 ‘무주택 코스프레’를 했다며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녀 교육을 위한 불가피한 위장전입이었다며 적극 옹호했다. 후보자가 법률상으론 무주택자라는 점에서 청렴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처제 명의로 차명 투자 ▲딸의 교육 문제를 위한 위장 전입 ▲모친 주소 이전을 통한 청약 가점 부풀리기 등 세 가지다. 후보자는 이 중 위장전입 한차례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했으나 나머지 의혹들에 대해선 반박했다.

통합당 첫 질의자로 나선 유경준 의원은 “청와대가 발표한 ‘김대지는 무주택자’라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후보자의 위장전입이 6차례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캐나다 연수 뒤에도 은마아파트 전세 유지 ▲귀국 후 자녀 학교 진학을 위해 배우자와 자녀 은마아파트 주소지 유지 ▲청약 가점을 위해 모친을 후보 주소지로 위장전입 ▲실거주가 아닌 역삼동에 전세 보유 등을 위장전입 사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2010~2011년 1년 2개월 동안 후보자와 후보자 아내, 딸, 처제뿐 아니라 사돈관계인 노모까지 5명이 방 3칸짜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처제 아파트에서 살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가 지난 2011년 1월 처제가 매입한 아파트에 전세로 이사한 것이 사실상 차명 매입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귀국 후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선 “딸이 5학년 때 다시 학교를 가야하는데 잠실로 주소를 옮기니까 학교 적응을 걱정했다”며 “생각이 짧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처제 아파트에 전세 거주에 대해선 “다섯 명이서 한 집에 어떻게 사냐고 말씀하시는데 보통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그렇게 많이 산다”고 맞받았다.

박형수 의원은 “본인 입장에서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처제 명의로 2010년 12월 3일 경남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전후 1년의 처제 명의 계좌거래 내역을 제출하면 된다”고 요구했으나 김 후보는 처제의 개인적인 프라이버시 문제로 제출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일준 통합당 의원은 “모친을 부양가족 수에 포함시키면 주택 청약에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를 해보려고 모친의 주소를 옮긴 것 아니냐”고 추궁했고 김 후보는 “주택청약을 했던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은 “솔직히 교육 목적의 위장전입은 국민에게도 이해의 여지가 높다”며 “후보는 송구스럽다고 대충 퉁쳤는데 주민등록법에 대해서 본인이 가볍게 여기느냐”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제기된 의혹이 충분히 소명됐다며 김 후보를 두둔했다.

고용진 의원은 “위장전입은 단 한차례 인정했고 그 외는 없었죠”라며 “당시 대치동 아파트에 주소지를 유지한 이유가 초등학교 학생 딸의 교우관계 외 중학교 배정과 관련된 것은 없나”고 물었고 김 후보는 “정상적으로 교육청에서 배정받았다”고 답했다.

정성호 의원은 “후보자와 배우자 재산을 합치면 3억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후보자가 국세청장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크게 문제될 정도로 큰 하자가 있는지 굉장히 의문이다. 어떤 공직자보다도 청렴하게 공직생활을 해온 것 같다”고 호평했다.

통합당은 고위 공직자인 후보자가 서울 강남구 자곡동 소재의 공공임대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아파트는 거주 기간 동안 1·2차 중도금을 낸 뒤 2025년 분양 전환 시 잔금을 치르면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사실상의 분양 주택에 해당한다.


통합당 류성걸 의원은 “실제로 자곡동 주택에 사신 기간을 계산해보니 많으면 1년 7개월 정도다. 실제로 자곡동 아파트에 거주한 것은 3분의 1도 안된다” “LH 준공 임대주택에 들어가야될 분이 실제로 살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그 분들의 기회를 후보자가 사실상 빼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서민을 위한 분납형 임대주택이 법과 규정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고위 공직자일 때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신청에 들어가 있었다”며 “상식적으로 도덕적 문제나 자질 문제에 있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기동민 의원은 “분납 임대 아파트 분양권에 대해서 법적으로 문제점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옹호했다.

김 후보는 ‘2025년에는 해당 아파트 시세가 얼마쯤 되냐’는 질의에 대해선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면 현재보다 떨어질 것”이라며 “저 같은 경우에는 실거주이기 때문에 시세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