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빚투(빚내 주식 투자)’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가계 빚이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0조5000억 원(5.2%) 증가했다. 직전 사상 최대치인 3월 말보다 25조9000억 원(1.6%) 늘어난 규모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1545조7000억 원)과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91조6000억 원)을 합한 것으로 가계가 갚아야 하는 포괄적인 빚을 의미한다.
가계신용이 크게 늘어난 데는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를 받는 ‘신용공여 잔액’이 36% 증가한 영향이 컸다. 올 2분기 증권사의 신용공여 잔액은 29조9000억 원으로 1분기보다 7조9000억 원 늘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10~12월)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한국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식 가치가 올라 빚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늘어나자 사람들이 대출을 끌어다 쓴 것으로 풀이된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