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내달 전기차도 ‘비대면’ 포드 볼보 르노 등 활발히 운영… “유럽차 5년내 33% 온라인 판매” 국내선 영업사원 매출 감소 우려, 노조반대에 홈쇼핑 판매도 못해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져” 목소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비대면 온라인 판매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5년 뒤엔 유럽에서 팔리는 차의 3분의 1이 온라인에서 팔릴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영업사원과 딜러를 통해서만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구조여서 글로벌 트렌드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다음 달 출시할 전기자동차 ‘ID3’를 온라인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일단 유럽에서 먼저 적용하고 차츰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이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ID3 모델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포드, 볼보, 르노 등은 이미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2013년부터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도입한 메르세데스벤츠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웨덴 등에서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시작했고, 유럽 호주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50개 주에서 자유롭게 여러 자동차 브랜드를 살 수 있다.
음료나 과자를 사듯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자동차 자동판매기도 등장했다. 자동차 플랫폼 회사 ‘오토 트레이더(Auto Trader)’는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카드나 휴대전화를 갖다대면 투명한 유리문이 열리면서 전시된 차량을 바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 광저우에서도 포드와 알리바바가 협력해 자동차 42대를 수용할 수 있는 5층 높이의 자판기를 설치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견적 서비스 등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색상과 가격 등 원하는 세부사항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견적을 온라인에서 확인한 뒤, 딜러를 만나 최종 계약을 맺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GM도 비대면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e-견적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테슬라처럼 대면 접촉 없이 100%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은 요원한 실정이다. 오프라인 대리점과 영업사원의 매출 감소를 우려한 노동조합의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홈쇼핑 방송을 통한 자동차 판매를 검토했다가 노조 반발로 계획을 접기도 했다.
하지만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온라인 판매망 도입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직무전환 교육 등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추구하면서도 고용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영업사원이나 딜러는 자동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라며 “정비기술이나 소통교육을 통해 자동차 커뮤니케이터로의 업종 전환을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