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현지 특화 제품 늘어 베트남 아침 대용식 오리온 ‘쎄봉’, 1년새 6700만개 판매 ‘국민 음식’ 신세계푸드 출시 ‘대박라면’, 말레이서 2년간 1000만개 팔려
베트남 호찌민시의 한 슈퍼마켓에서 오리온의 ‘쎄봉’을 살펴보는 현지 소비자의 모습. 오리온 제공
오리온이 지난해 5월 베트남에서 아침 대용식 수요를 노리고 출시한 케이크 제과 ‘쎄봉’이 대표적인 사례다. ‘좋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이름을 딴 쎄봉은 베트남에서도 없었던 제품 장르를 오리온이 새롭게 개척한 케이스다. 현지인의 입맛과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한 끝에 출시된 쎄봉은 ‘베트남의 삼각김밥’으로 불리며 짧은 기간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5월 제품 출시 이후 올 8월까지 6700만 개가 판매되는 등 ‘대박’이 났다. 베트남 국민 3명 중 2명이 쎄봉을 먹어본 셈이다. 특히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매출이 크게 올랐다. 식당이 문을 닫아 집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쎄봉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쎄봉의 판매액에 힘입어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올해 상반기(1∼6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정종연 오리온 베트남법인 마케팅팀장은 “최근 쎄봉 시리즈의 신제품으로 찹쌀로 만든 머핀을 출시했다”며 “제품을 더 다양화해 쎄봉을 삼각김밥과 같은 ‘아침 대용식’의 대명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비슷한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노리는 다른 기업도 있다. 지난달 신세계푸드는 말레이시아에서 출시한 할랄푸드인 ‘대박라면’(사진)이 출시 2년 만에 1000만 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양념치킨, 김치찌개, 고스트 페퍼(고추) 대박라면은 현지인의 60%가 무슬림이라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현지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2∼3배 비싸지만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판매액이 늘고 있다.
풀무원은 미국에서 국내에 없는 두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양인이 싫어하는 콩 비린내를 없애고 소스를 넣어 구운 시즈닝 두부, 고기 대신 햄버거에 넣어 먹는 패티 두부 등이 대표적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