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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사 만난 이인영 “한반도 평화 위한 中노력에 감사”

입력 | 2020-08-20 03:00:00

이인영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상통”
싱 대사 “관계개선 같이 노력”
통역 배석없이 한국어로 대화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장관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에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한미 워킹그룹을 둘러싸고 이례적인 신경전을 벌였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와 만나서는 한중 대북정책의 유사성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하는 등 한중 관계 강화를 중시해 온 정부 여권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싱 대사와 만나 “올해 5월 한중 정상 간 통화에서 시 주석께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일관된 지지를 표해준 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3개의 기본 원칙 아래서 한반도 문제에 접근해 왔고 (이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과 일맥상통한다”고도 강조했다.

싱 대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남북 화해와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만 하고 될 수만 있으면 같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한반도 정세가 경색돼 조금 유감스럽다. 남북 관계도 중요하지만 북-미 관계도 개선하면서 두 개의 바퀴처럼 같이 끌고 가면 한반도 정세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중국은 옆에서 돕겠다”고도 했다.

이 장관은 비공개 면담 때 북-중 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 등 계기 때 북한이 남북, 북-미 대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싱 대사는 “(북핵 해결에)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다자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날 싱 대사는 통역 배석 없이 한국어로 이 장관과 대화했다.

이 장관은 전날인 18일 해리스 대사를 만나서는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에서부터 한미 간 대북제재 협의 기구인 “워킹그룹이 남북 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라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며 워킹그룹의 역할을 재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워킹그룹은 효율적인 메커니즘”이라고 맞서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