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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의 주얼리어답터]팔찌가 내 손목을 감싸네∼

입력 | 2020-08-21 03:00:00


올해 여름 주얼리 패션의 ‘컬러 플레이’를 도울 수 있는 팔찌들. 해양 케이블과 카라비너를 모티브로 한 프레드(FRED)와 리본 스트랩과 실버참의 조합이 신선한 헤스(HATH)의 제품들. 갤러리아 제공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

여름은 피부색까지 패션이 되는 계절이다. 반짝이는 태양과 푸른 바다의 색감이 선명해지듯 저마다 개성을 뽐내기 위한 화려한 색감의 티셔츠가 거리를 가득 채운다. 다만 주얼리 패션에 있어서만큼은 고민이 깊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노출되는 신체 부위가 많아지면서 주얼리 등 액세서리의 디자인과 컬러 등 선택지가 다양해진다.

‘과하면 안 된다’는 기존 주얼리 패션의 암묵적 룰은 아이템 선택을 방해하는 요소다. 한동안 옷차림 또는 피부색에 따라 주얼리 색상을 맞추는 이른바 ‘컬러플레이’가 다소 단조로워진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마음껏 컬러플레이를 해도 될 것 같다. 구찌의 패션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주도하고 있는 ‘맥시멀리즘(maximalism) 패션’이 대세 트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또 레트로의 유행도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을 한층 넓혔다.

그럼 올해 여름, 주얼리 컬러플레이를 위해 주목해야 할 아이템은 무엇일까.

먼저 해양 케이블과 카라비너를 모티브로 한 팔찌가 유명한 프레드(FRED)의 흥미로운 신제품을 살펴보자. 주인공은 바로 포스텐 ‘컬러 크러쉬’ 버클이다. 핑크 또는 화이트 골드 버클에 스톤이 촘촘하게 세팅된 이 팔찌는 시원한 얼음 알갱이가 가득 담긴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버클의 시작과 끝 사이를 루비, 가넷, 사파이어, 차보라이트, 아쿠아마린, 애미시스트 등 다양한 컬러스톤이 채우고 있는데 경쾌한 리듬감마저 느낄 수 있다.

이미 사용하던 팔찌가 있다면 케이블을 교체하는 방법도 있다. ‘엠블럼 케이블’은 세계 각국의 국기에서 착안한 다양한 색깔 분포가 매력적인 제품이다. 국기에서 많이 사용되는 파란색, 빨간색, 녹색 등 선명한 색깔이 다양하게 조합되는데 색상 배합을 보고 어떤 국가의 국기를 모티브로 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색깔뿐 아니라 소재도 직물과 스틸을 섞는 등 사용자의 개성을 듬뿍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맥시멀리즘 패션을 추구하고 싶은 사람들은 어떤 팔찌를 선택해야 할까. 컬러 크러쉬 버클과 엠블럼 케이블을 동시에 사용해보자. 화려한 색상이 손목을 감쌀 것이다.

색다른 소재로 컬러플레이를 제안하는 브랜드도 있다. 하늘하늘하면서도 실키한 매력을 지닌 리본 스트랩과 실버참의 조합이 신선한 헤스(HATH)다. 서울 한남동에서 만난 이 브랜드의 팔찌는 리본으로 색상을 표현하는 방식이 매우 흥미롭다. 첫눈에는 단색으로 보였던 리본은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다른 두 가지 색상이 혼합돼 있다. 복수의 원단을 직조했기 때문에 가능한 색감이다. 덕분에 헤스 제품들은 빛에 따라 다채로운 색감을 은은하게 드러낸다. 녹색과 노란색의 조합은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바이올렛과 블루그린 조합은 요염했다.

리본 소재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컬러 맛집’을 구현한 ‘리본 인 더 스카이’ 컬렉션은 36가지 컬러 옵션을 제공한다. 리본 소재가 지닌 다소 가벼운 느낌이 우려스러웠지만 묵직한 버클이 균형감을 선사했다. 바로크 건축이 연상되는 입체적이고 육중한 느낌의 기둥과 유연한 타원형 곡선의 고리로 구성된 버클은 은으로 제작됐다. 어떤 색상과도 어울리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서핑을 즐기는 브랜드 창립자의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해 제작된 제품인 만큼 해양스포츠는 물론 달리기나 요가와 같이 주얼리를 착용하기 망설여지는 순간에도 과즙미 넘치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