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한때 주가 468.65달러 기록… 1조달러 넘은지 2년만에 2배로 코로나發 비대면 확산에 고공행진… 아마존-MS도 1조6000억 달러 내외 美 IT 빅5, 전체 시총의 25% 차지… “유동성 랠리 덕” 급등경계 목소리도
애플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장중 한때 전일 대비 1.4% 오른 468.65달러까지 올라 시총 2조 달러 기준선(467.77달러)을 넘었다. 다만 종가로는 0.13% 상승한 462.83달러로 마쳐 시총 1조97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 증시에서 최초로 2조 달러를 돌파한 아람코 역시 종가 기준으로는 2조 달러를 유지하지 못했다. 현재 시총은 약 1조3000억 달러로 애플보다 훨씬 적다.
최근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기업 엔비디아의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창업주 일론 머스크 역시 17일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서 세계 4위 부호에 올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처럼 주요 IT 기업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주가 호조가 향후 실적 개선 전망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유동성 랠리 덕분이며,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반사 이익의 성격이 짙어 향후 경제 환경이 달라지면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란 의미다.
애플 역시 아이폰 판매 호조가 견인했던 시총 1조 달러 돌파 때와 달리 최근에는 눈에 띄는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공룡 IT 기업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며 경쟁자 진입을 막고 있으므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모건스탠리 등 일부 월가 투자은행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연상된다며 “기술주 의존도를 낮추라”고 권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경기침체 여파가 산업 전반에 미치면 IT 기업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28,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하며 “경제를 짓누르는 코로나19가 중기적으로도 상당히 위험하다. 고용 반등 또한 느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