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공룡 쇼핑포털’ 자리잡은 네이버
네이버 장보기에서는 신선, 가공식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패션, 가전제품 등 홈플러스가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전 제품 2만3000여 종을 살 수 있다. 소비자가 네이버를 통해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당일배송을 해 준다. 배송시간도 선택할 수 있다. GS리테일도 자사 온라인몰 ‘GS프레시몰’에서 파는 모든 상품과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네이버 장보기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나로마트도 ‘농협몰’을 통째로 입점시켰다. 이들은 네이버에 매출 연동 방식의 수수료를 지급하게 된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이커머스와 손을 잡은 게 처음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가 최대 주주이던 2014, 2015년 11번가와 G마켓, 옥션에 연이어 입점했고, 이마트몰도 올해 4월 11번가에 들어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을 통한 ‘언택트 소비’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 성적은 쿠팡 등에 밀려 신통치 못했다”며 “네이버쇼핑에 ‘얹혀’가면 빠르게 온라인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이번 제휴로 연내에만 160만 명의 온라인 소비자를 모으고 매출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2021년까지 전국 전 점포에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을 넣고, 콜드체인 배송차량도 기존 1000여 대에서 3000대로 늘리는 등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GS리테일, 하나로마트도 온라인 판매 비중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선 네이버 장보기 입점이 유통업체에 장기적으로는 ‘독약’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네이버쇼핑에 대한 집객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기존 대형마트는 네이버쇼핑의 ‘물류센터’로 전락하는 등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네이버 마트’의 공세는 쿠팡에 이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도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계열사 ‘쓱닷컴’, 롯데마트는 모회사 롯데쇼핑의 통합 이커머스 ‘롯데온’ 등 별도의 자체몰을 내세우고 있지만 쿠팡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중립성을 요하는 포털 검색 영향력을 커머스, 광고 등 자사 비즈니스에 활용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서도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일이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검색에서 네이버페이를 쓰는 사업자의 제품을 검색 상단에 노출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