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때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던 바이든이 3수 끝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 6선 상원의원에 8년간의 부통령을 지낸 47년 정치 경력의 그가 11월 3일 본선에서 승리하면 내년 취임 기준으로 79세,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공화당 캠프는 고령의 바이든이 잇단 말실수를 한 것을 두고 인지능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공격한다.
▷삶에서 견디기 힘든 가장 큰 고통이라면 가족, 특히 자녀의 죽음일 것이다. 바이든은 첫 상원의원 당선 직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다. 그는 당시 입원했던 아들 보를 돌보면서 “델라웨어는 다른 상원의원을 뽑을 수 있지만 내 아이들은 다른 아빠를 가질 수 없다”며 상원의원 취임선서식 참석을 거부했다. 동료들의 설득에 바이든은 병상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그러곤 두 아들을 돌보기 위해 36년간 매일 자택인 델라웨어에서 워싱턴까지 왕복 3시간이 넘는 열차통근 생활을 했다. 매년 12월 18일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전처와 딸을 추모한다.
▷세계인은 최강대국에 트럼프가 등장해 돈으로 동맹을 압박하는 ‘가학적 외교’를 펼치고,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을 경험하면서 그 파괴력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종종 미국 대선을 두고 전 세계인이 모두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번처럼 절실한 적이 없다. 과거 ‘레이건 데모크라트’(레이건을 지지한 민주당원)가 공화당의 대승을 이끌었듯이 ‘바이든 리퍼블리컨’(바이든을 지지하는 공화당원)이 새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김영식 논설위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