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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보수집회탓 재확산” 野 “정부 방역기준 허문탓”

입력 | 2020-08-22 03:00:00

정치권 일주일째 코로나 책임 공방
이해찬 “野 집회책임 부인, 이해안돼” 김태년 “징벌적 손해배상 근거 마련”
김종인 “당황한 與, 정치 쟁점화” 배현진 “정부 오판이 사태 키워”
文대통령-민주당 지지율은 반등




칸막이 설치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여야가 전격적으로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논하고 민생 회복 방안에 합의하는 실사구시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실에 코로나19 감염 차단용 투명 칸막이를 설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재확산되면서 정치권은 일주일째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도 변동을 보이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더 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광화문 집회와 선 긋기에 나선 통합당을 직접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이번 코로나19 감염 폭발은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극우단체에서 시작돼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됐다”며 “광화문 집회에 출동한 경찰까지 확진된 상황에서 집회 책임을 부인하는 통합당, 일부 교회의 행동을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구상권 청구와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언급하며 광화문 집회 책임론에 불을 지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반사회적 방역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통합당 소속 정치인과 당원에 대한 검사 권고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의 역할이 있지만 통합당 당원과 지지자들에게는 당 지도부의 권고와 지침이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이날 통합당 민경욱 전 의원이 8·15 광화문 집회를 주도했다며 감염병예방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공무집행방해죄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띄엄띄엄 앉은 통합당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참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몽골 격언에 성 쌓는 자는 망하고 성문을 열어놓는 사람이 승리한다고 한다”며 외연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 주 원대대표 사이 좌석엔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위해 본 좌석은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민주당의 강경 기조는 최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면서 방역 위기감이 높아지고, 지지율 역시 하락 국면을 멈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8%포인트 오른 47%를 기록했고, 지난주 6%포인트였던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도 이날은 16%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그러나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유치하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도당 위원장 회의에서 “방역 준칙을 정부 스스로 허문 결과가 다시 코로나바이러스를 번창하게 만든 요인이 되니까 정부 여당이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에 당황해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준칙을 지켜 나가면서 모든 국민이 협조해서 노력해야지 이걸 정쟁으로 일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일정을 취소하고 충북 청주의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비공개 면담에서 “조만간 정부에 국가보건안전부를 새로 만드는 것을 요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통합당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날 방역과 관련한 엄정한 법 집행을 주문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강력한 발언이라는 게 코로나 사태 해결에 별로 큰 의미 없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지지율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코로나 사태가 생기면 일반 국민들 심리가 자연적으로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그 자체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평가 절하했다.

그 대신 통합당은 정부의 방역 실패 책임론을 들고나왔다. 통합당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 영화 등 다중시설 이용을 사실상 독려한 정부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국민께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안겼다”며 “정책을 집행하고 뒷감당은 국민이 할 수밖에 없다는 무능과 무책임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민우 minwoo@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