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비상] 민주당 “내수 위축 방어선 구축… 실무검토 거쳐 정부와 추경 협의” 이낙연 “당정 시급히 협의해야” 이재명 “1인당 30만원 수준 적당” 통합당도 찬성… 논의 급물살 탈듯, 기재부 “예산 너무 많이 들어” 난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이를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미래통합당도 2차 재난지원금에 찬성 의사를 밝혀 정치권에서 관련 협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에도 4월 1차 지원금 때처럼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당 정책위원회에서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회의에서 난상토론 형태로 2차 재난지원금 관련 의견들이 이어졌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최고위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설훈 최고위원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해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내수 위축의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와 재정당국 간 협의를 위한 기초적인 검토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상황을 보면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실무 검토를 거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 문제를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우선 23일 열리는 정례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사전 조율을 거친 뒤 다음 주 중반으로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한 당정 협의에서 본격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비비로 재원 마련이 가능한지, 추경이 불가피한지 등을 먼저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4차 추경을 편성하면 59년 만의 첫 추경이 된다.
여권 주요 인사들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시급히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썼다. 그는 “정부 재정 사정이 빠듯하다는 현실도 인정한다”면서도 “이 상태를 평시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게 됐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현 단계에서는 모든 국민에게 3개월 이내 소멸하는 지역화폐로 개인당 30만 원 정도를 지급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야당도 호응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진작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얘기했다”며 “2차 코로나 사태 등을 생각해 추경을 빨리 편성하자고 했는데, 그 범주에서 재난지원금을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도 문제는 재정이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약 11조 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됐다. 여기에 상반기 재정 적자가 111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재부는 이번에도 재난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2차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건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꼭 해야 한다면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다른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4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재정 부담이 크고 효과도 파악해야 해 2차 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