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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오바마의 부통령’ 바이든은 누구인가

입력 | 2020-08-22 03:00:00

◇바이든과 오바마/스티븐 리빙스턴 지음·조영학 옮김/408쪽·1만8000원·메디치미디어




올해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의 관심사는 또다시 트럼프냐, ‘탈(脫)트럼프’냐일 것이다.

그 가운데에는 20일(현지 시간) 델라웨어 연설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조 바이든이 있다. 아직까지는 바이든이 오바마 정부 부통령이었다는 사실만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관계라는 렌즈로 바이든을 들여다본다.

2008년 대선 레이스가 한창일 때 CBS는 ‘조바마(Joebama)’ ‘오바이든(Obeiden)’같이 두 사람의 이름을 조합한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백악관을 떠난 뒤인 2018년 두 사람이 갑자기 베이커리에 나타나 샌드위치를 함께 먹는 모습에 ‘그립다’고 향수를 느끼는 미국인도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과 오바마는 태생부터 성격까지 정반대인 이질적 조합이었다.

오바마가 초선 상원의원이던 2005년, 바이든은 32년차 베테랑 의원이었다. 바이든의 연설을 지켜본 오바마는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다”며 ‘모터가 달린 입’이라고 경악했다. 오바마가 상대의 내면을 파고드는 신중한 성격이라면 바이든은 일단 저지르고 보는 외향성 인간이었다.

그런 오바마는 바이든의 솔직함을 눈여겨봤다. 시한폭탄 같은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르며 ‘뇌와 입 사이에 필터가 없다’는 평가도 듣는 바이든. 그러나 자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인간적인 모습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 결국 부통령 후보로 선거운동을 함께한 바이든은 딱딱하고 진지한 오바마의 캐릭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책은 두 정치가가 정치에 입문할 무렵부터 마지막 공식 일정을 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정책의 성패를 분석할 생각은 없다’며 오히려 위기의 순간 두 사람이 어떻게 대립하고 화합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바이든이라는 인물의 인간적 면모에 서술이 집중돼 대통령 후보로서의 정치관이나 외교정책관은 유추해보는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4월 ‘버락 앤드 조(Barack and Joe)’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그해 워싱턴포스트의 주목할 만한 논픽션 50선에 선정됐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