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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公 응시생 확진… 주말 대규모 시험 잇따라 비상

입력 | 2020-08-22 03:00:00

[코로나19 재확산 비상]
22일부터 이틀간 정기기사 시험, 26만8000여명 250곳서 응시
검정고시-공무원 시험 등 줄이어
주관기관들 “방역수칙 철저 준수”




3년째 금융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윤모 씨(28)는 최근 수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뉴스를 찾아본다. 지난해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뒤 독하게 공부해 올해는 합격을 기대하고 있는데, 행여나 코로나19가 폭증해 내달 예정된 시험이 미뤄질까 걱정이 돼서다. 윤 씨는 “한 해가 시작되면 시험 날짜를 달력에 적어놓고 모든 일정을 거기에 맞춰 움직인다”면서 “코로나19가 퍼지더라도 채용 시험은 예정대로 치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 채용시험장에서 확진자 나와

1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학교에서 치러진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신입직원 채용 필기전형에 응시한 20대 A 씨가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보건당국으로부터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이날 강동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주금공은 시험 당일 수험생들의 체온을 검사하고 자가진단표를 받아 코로나19 의심 증상 유무를 확인했다. 주금공은 이 과정에서 A 씨에게 문제가 없어 일반 시험장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A 씨를 포함한 10명이 같은 공간에서 시험을 치렀다.

주금공 측은 방역지침을 준수했는데도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당황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강동구보건소에 따르면 A 씨는 7일 오한과 근육통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건소 측에 진술했다. 강동구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7일 보인 증상이 코로나19 관련 증상인지, 15일에도 관련 증상이 계속됐는지는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말 대규모 시험 비상
정부가 ‘중대 기로’라고 강조하는 이번 주말에 대규모 시험이 줄줄이 이어져 방역당국과 시험 주관 기관 모두 긴장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시험은 22일과 23일 양일간 치러지는 건축기사, 가스기사 등 제3회 정기기사 시험이다. 26만8000여 명이 전국 250개 시험장에 모일 예정이다. 약 3만3000명이 응시하는 전국 초중고교 검정고시와 약 3000명이 치르는 국회 9급 공채 필기시험도 22일에 예정대로 시행된다. 이 밖에 5급 행정직 공무원 공채 필기(21∼25일) 및 외교관 시험 필기(21∼24일) 역시 이번 주말을 포함해 치러진다. 단 서울시는 22일로 예정됐던 공채 인성검사를 취소했다.

주금공 시험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이들 시험도 한때 연기가 검토됐지만, 서울시를 제외한 모든 기관이 예정대로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방역당국이 시험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취업 및 진학과 직결된 시험을 갑자기 취소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수험생들 역시 대부분 시험을 예정대로 치르길 원한다는 게 이들 기관의 전언이다. 정기기사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시험을 예정대로 치르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왔다”며 “대부분 시험을 제때 치르지 않으면 졸업 요건이 안 되거나 예정된 취업, 창업에 지장이 생긴다고 호소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송혜미 1am@donga.com·김형민·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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