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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서훈 22일 회동… 시진핑 방한 논의

입력 | 2020-08-22 03:00:00

21일 부산 도착 이틀 일정 시작
美 ‘반중 전선’ 불참 요구할 가능성




양제츠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2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21일 부산을 방문해 이틀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에도 양국 간 고위급 외교가 진행되는 만큼 한중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 주임은 한중수교 28주년인 24일을 이틀 앞둔 22일 서훈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오찬을 함께 한다. 11월 이전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시 주석의 방한 일정, 11월 말로 조율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 의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 주임은 시 주석의 방한 성사를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의 ‘반중(反中) 전선’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양 주임은 21일 싱가포르에서 부산 김해공항으로 입국해 부산 시내 호텔에서 자체 일정을 소화하며 서 실장과의 회담을 준비했다. 양 주임은 서 실장 외에 다른 한국 정부 인사와의 회동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주임의 방한은 2018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양 주임은 비공개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해제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은 올해 2월과 5월 정상 간 통화 등을 진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대면 외교를 재개했다.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이달 초 제24차 한중 경제공동위 참석을 위해 중국 칭다오(靑島)를 방문했다.

앞서 양 주임은 방한 하루 전인 20일 싱가포르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현재 국제 정세는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은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각국과 협력해 전략적 신뢰와 실무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의 ‘반중 전선’ 구축에 맞서 아시아 국가와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최근 무역협상을 놓고 격화한 미중 갈등 상황을 의식한 듯 “중국은 경제 세계화 및 국제사회의 공평과 정의를 수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