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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고, 불응하고, 거짓말하고…방역 현장은 전쟁중

입력 | 2020-08-22 15:05:00

정부·민간, 코로나 집단 감염 관련 추적·검사
사랑제일교회 등 대응 애로…도주, 불응 등
경찰, 인력·장비 동원…확진 역량 손실 우려
의료계도 대응 곤란 목소리…"문진 부실 등"
병원서도 확진…정부, 방역 방해 강경 대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전국 단위로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과 의료계 내 확진 판정까지 이어지면서 대응 여력 약화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에서는 추적·검사 등을 진행 중인데, 관련 조치에 불응하거나 반발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어 방역 지원 현장에 애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2일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방역 지원 현장에서는 교회 관련 전파,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대응에 상당 역량이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방역 지원 현장에서는 해당 교회 관련 대응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확진 판정 뒤 도주하거나 문진을 부실하게 작성하는 등 방역 방해에 해당하는 행위가 다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경찰은 확진 판정을 받고 종적을 감추거나, 방역 조치에 불응한 교인 추적 등에 적잖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경찰 내부에서 확진 판정이 나오는 등 인력 손실까지 발생, 지역 치안 대응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실제 확진 후 도주 사례에 경찰력이 동원된 사례는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남양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 교인 A(68)씨는 이후 행적이 묘연했다가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붙잡혀 방역당국에 신병이 인계됐다.

교인 황모(56)씨가 지난 18일 파주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 무단이탈한 뒤 19일 오전 1시15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소재 카페에서 붙잡힌 일도 있었다.

지난 9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B(61)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 기간 중 무단이탈해 울산 북구 연암동에서 순찰차가 동원된 추적 끝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도 확진 판정 후 도주한 사례는 있었지만 최근처럼 빈발한 적은 없었다. 격리 조치 불응 등은 방역에 직접 위해를 가하는 행위”라며 “도주해도 결국 붙잡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 내 확진자 수는 점증해 10명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확진 판정을 받은 경찰관은 모두 14명으로 집계된다. 경찰청 1명, 서울 혜화서 4명·관악서 1명·광진서 1명·성동서 1명, 서울청 기동대 5명, 경북청 기동대 1명 등이다.

의료계에서도 사랑제일교회 관련 대응에 애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검사 결과를 못믿겠다면서 항의하거나 문진 과정에 내용을 부실하게 진술하는 경우 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대응에 “문진표를 제대로 작성 않거나 다른 교회를 다닌다고 말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작정하고 문진을 반대로 하게 되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검사 결과를 불신하면서 언성을 높이거나, 멀리서 왔는데 받아달라는 등 언쟁을 벌인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며 “대응하는 의료진도 이런 상황을 곤란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의료계와 맞물린 사랑제일교회 관련 사건으로는 경기 포천에서 진단검사를 설득하는 보건소 직원을 껴안는 등 고의로 접촉한 교인 부부 사례가 있다.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속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18일 안과병원이 폐쇄되는 일도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의료계 확진이 다발, 향후 방역 환경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태다. 서울아산병원·원광대 산본병원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고, 감염병 전담병원인 마산의료원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방역 관련 불응 사례와 조치 방해 등 행위에 대한 강경 방침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확진 후 도주·조직적 역학조사 방해 등에 대한 구속수사 방침을 선언했으며, 전날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방역당국은 교인과 집회 참석자 등 명단을 비교 분석하면서 방역 관련 후속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만7002명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