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행사중 확산 조건 측정하려… 건강한 지원자 1500명 ‘실험’ 참여
전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뚜렷한 가운데 독일 연구진이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했다.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와중에도 위험을 최소화하며 대규모 실내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조건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BBC에 따르면 22일 독일 작센안할트주 할레 의과대 과학자들은 라이프치히 아레나에서 유명 싱어송라이터 ‘팀 벤츠코’가 공연하는 콘서트를 세 차례 개최했다. 세 콘서트는 완전히 다른 조건에서 치러졌으며 18∼50세의 건강한 지원자 1500여 명이 관객으로 참가했다.
첫 공연은 코로나19 이전처럼 일체의 안전 조치 없이 치러졌다. 두 번째 공연은 관객이 적당한 수준의 사회적 거리를 두고 마스크 등 기본 위생 수칙을 지키도록 했다. 마지막 공연은 앞선 두 공연보다 관객 수를 절반으로 줄였고 1.5m의 거리 두기 간격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했다.
작센안할트주 정부도 99만 유로(약 14억 원)의 실험 비용을 댔다. 주 정부 측은 “코로나19가 공연, 무역박람회, 스포츠 행사 등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있다. 감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연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팀 벤츠코 역시 “우리가 관중들과 ‘진짜’ 콘서트를 여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독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34명으로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이날 하루 확진자가 5월 봉쇄 해제 이후 처음으로 1000명을 넘었다.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도 최근 계속 4000명 내외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의 무증상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과 이탈리아 신규 확진자의 평균 연령은 각각 38세, 30세다. 이들이 고령자와 기저 질환이 있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전파해 인명 피해를 키울 것이란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