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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세 정점 아니다”… 3단계 격상 검토 착수

입력 | 2020-08-24 03:00:00

하루 확진 397명… 60세이상 많아, 중증 환자수 5일새 3배로 급증
수도권 병상 부족-의료마비 우려… 이번주 계속 확산땐 3단계 올릴듯




텅빈 광화문 거리… 하객 따로 결혼식… 예배는 온라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면서 23일 서울 광화문 일대 도로는 오가는 차량이 크게 줄어들어 한산한 모습이다(위 첫 번째 사진).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에서 하객들이 2m씩 간격을 두고 앉아서 결혼식 장면을 화상으로 지켜보고 있다(가운데 사진).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국 교회의 대면 예배가 금지돼 23일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에선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 일대에서 16일부터 시행되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안철민 acm08@donga.com·송은석·원대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방역망과 치료체계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거리 두기 3단계 시행 가능성에 대비한 논의를 시작했다. 거리 두기 3단계는 10명 이상의 모임을 모두 금지하는, 사실상 ‘봉쇄’ 조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방대본·질병관리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현재를 정점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97명.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집단 감염이 확산 중이던 3월 7일 이후 169일 만에 가장 많다. 21일 324명, 22일 332명 등 사흘 연속 300명을 넘었다. 정 본부장은 특히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요건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참조지표”라고 강조했다. 2주간 일일 확진자 100명 이상 등 기준과 상관없이 3단계 격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정부는 23일부터 거리 두기 2단계를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번 주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3단계 시행을 위한 세부 조치를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증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중증환자 수는 18일 9명에서 23일 30명으로 늘었다. 5일 만에 3배 넘는 규모로 증가했다.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자다. 이날 신규 확진자도 60세 이상이 32.2%(128명)다. 전국 중증환자 치료병상도 541개 중 사용 가능한 건 119개(22%·22일 기준)다. 수도권은 339개 중 70개(20.6%)만 남았다. 지금 같은 확산세라면 2주일 내 중증환자 치료병상에 빈자리가 없어진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사는 “급하게 일반병상 4개에 음압장비와 산소호흡기를 설치해 중증환자용으로 바꿨다”며 “앞으로 중증환자 병상 부족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유일한 중증환자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도 부족하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렘데시비르 공급 자체가 불안정해진 탓이다. 방역당국은 어쩔 수 없이 70세 이상의 중증환자에게만 렘데시비르를 투약하기로 했다. 접촉자 증가로 병원이나 보건소마다 검사 수요가 폭증하면서 결과가 나오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과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등 대형 병원에서 의료진 및 환자 확진자가 잇달아 나오면서 병원 일부가 폐쇄됐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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