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오는 11월 대선 전까지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에 패스트트랙(신속 승인) 절차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美,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긴급사용 승인하나 : 매체에 따르면 정부는 패스트트랙의 일환으로 10월까지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EUA)을 밀어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30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참석했던 민주당 고위 의원들 회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같은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대선 전 백신 성과 내려는 트럼프 : 만약 대선 전 백신 접종이 가능하게 되면 지금까지 코로나19 대응 미흡으로 비판 받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감염을 통제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대선을 의식해 백신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성과를 내려고 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트위터에서 “FDA의 배후이든 누구든 제약사들이 백신과 치료법을 시험하기 위해 지원자들을 등록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분명히 그들은 이 결과가 11월3일(미 대선일) 이후에 나오도록 미루길 바란다. 빨리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3만명 대상 임상시험 필요…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직” :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연구진은 임상시험에 참가할 대상자를 1만명 정도 등록했지만 미 FDA의 승인 문턱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3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결과가 필요하다.
지난 6월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각 백신 후보들은 약 3만명의 대상자에게 검증받아야 한다”며 “우리는 그 수치에 도달하지 않는 한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할 만큼 충분한 자료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신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FDA의 생물학평가연구센터의 피터 마크스 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FDA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충분한 검증 이전에 백신을 승인한다면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만약 FDA가 충분한 임상시험 이전에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를 긴급 승인할 경우 마크스 소장을 따라 ‘무더기’ 사임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