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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학술단체들 “거리두기 3단계 기준 이미 충족했다”

입력 | 2020-08-24 11:31:00

"현재 상황, 정부 3단계 기준을 이미 충족했다"
"중환자 병상확충 등 방역대책 신속 마련해야"
"4대 의료정책, 의견차 크고 의견수렴 불충분"
사회 향해서도 "마스크 착용, 손 위생 해달라"




감염병 전문 학술단체들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하다며 정부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응을 위해서는 의료계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의대 정원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의료계가 철회를 요구하는 정부의 4대 의료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라고도 요구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감염병 관련 10개 전문학술단체들은 코로나19 급증에 따른 공동 성명서를 내 정부에 이 같이 요구했다.

성명에는 대한감염학회·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대한소아감염학회·대안응급의학회·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대한임상미생물학회·대한중환자의학회·대한항균요법학회·한국역학회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정부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하다. 2단계 조치로는 현재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다”며 “정부는 일일 신규확진자 수,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환자의 비율, 집단발병 양상, 방역망 내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비율 등을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상황은 정부가 제시한 3단계의 기준을 이미 충족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사회적 거리두기 1~3단계를 제시하면서 2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200명 이상, 1주간 2회 더블링(환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경우)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전파’ 사례 비율은 18.5%로 20%에 육박했다. 방역망 내 관리비율도 80% 미만으로 나타났다. 2주 전에는 감염경로 불명 비율이 8.3%, 방역망 내 관리비율이 80% 이상이었으나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학회들은 성명에서 “방역의 조치는 조기에 적용돼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병상이 급속도로 포화돼가는 등 장기간 버텨온 의료체계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수개월동안 2차 유행 대비, 대응을 위한 논의가 진행돼 왔음에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중환자 병상확충 등 방역 대책이 전면적으로 신속히 마련되길 바란다. 방역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를 비롯한 사회의 여러 가치들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이 파업 등 집단행동에 나서며 반발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도 정부가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며 의료계에 힘을 실어줬다.

학회들은 “현재 코로나19의 중차대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반드시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정부는 4대 의료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계와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약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4대 의료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근본적 인식차가 크고 정책 추진과정 중 문제점 분석이나 정책 당사자의 의견수렴도 충분하지 않았다”며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의료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회들은 “필수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지원하고 사명감과 소신을 가지고 뜻을 펼칠 수 있는 환경마련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보건의료단체 간에 상시적인 대화 채널을 만들고 정책 추진 관련 합의 도출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학회들은 국민들을 향해서도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해 달라”며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이상의 적극적인 방역수칙 준수 노력을 당부했다. 가급적 대면활동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모임이 있다더라도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손 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요청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