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기준 태풍 바비 예상 이동진로(기상청 제공) © 뉴스1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24일 낮 비상구역에 진입한다. 기상청은 “태풍이 관통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24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제8호 태풍 바비 현황 및 전망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강풍과 호우로 인한 대비를 당부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예보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동북동진하고 있는 태풍이 점차 이동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오늘(24일) 낮 정도가 되면 북위 28도인 비상구역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 기상청은 태풍 중심이 북위 28도 북쪽, 동경 132도 서쪽에 위치했을 때 비상구역 진입을 발표한다.
태풍은 26일 오전 9시께 제주 서귀포 남서쪽 약 16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한 뒤 진행 방향을 정북쪽을 향해 계속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9시께에는 인천 백령도 동북동쪽 약 90㎞ 부근 육상으로 이동, 이후에는 황해남도 옹진반도로 상륙한 뒤 28일께 중국 하얼빈 인근에서 열대저압부(TD)로 소멸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태풍 특보는 24일 밤 제주 남쪽 먼바다 해상을 시작으로 25일 오후에는 제주와 남해안, 26일 오전에는 전라지역, 26일에는 전북과 충청, 경상 서부지역에 발효될 전망이다. 26일 밤에는 서울과 경기 대부분 지역에 발효될 것으로 보이며, 27일 새벽에는 강원지역까지 발효 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
예상되는 강수량은 전날(23일) 김종석 기상청장 발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6일부터 27일 사이 지리산 부근과 제주도에 100~300㎜가 전망되며, 제주 산지 많은 곳은 500㎜ 이상이 쏟아지겠다. 전라지역에는 50~150㎜, 그 밖의 전국에는 30~100㎜ 누적 강수가 전망된다.
센 바람도 예상됐다. 제주와 전라 해안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풍속 40~60㎧(시속 144~216㎞) 바람이 불겠고, 그 밖 서쪽 지역과 남해안에 최대순간풍속 35㎧(시속 126㎞)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 ‘상륙’이나 ‘관통’보다 현재 위치의 북상 위험성을 재차 강조했다. 내륙 대부분 지역이 위험반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반도 인근을 지나는 태풍은 북상하면서 편서풍대에 들면 진행방향 오른쪽의 바람이 강해지고, 왼쪽 바람은 약해지는 특성이 있다. 오른쪽 반원에는 태풍의 바람방향과 이동방향이 서로 비슷하며 풍속이 강해지고, 그 반대는 서로 상쇄되며 풍속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태풍이 육지를 통과할 때 우리나라가 태풍 진행의 오른쪽에 놓일 경우 왼쪽 반원보다 피해가 커진다. 이런 지구과학적 특성 때문에 대기환경과학에서는 태풍의 오른쪽을 위험반원으로 두고 있다.
다만 ‘매우 강’ 이상 ‘초강력’까지 발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 예보관은 “태풍 발생지역과 우리나라쪽 북상 사이 간격이 다소 짧은 형태를 이루고 있고, 제주 남쪽 해상을 경유해 북쪽 해상으로 진출할 때 급격히 낮아지는 수온을 만나서 더이상 발달 경향보다는 점차 약화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풍은 비교적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우 예보관은 “북서쪽에 가지고 있는 건조공기 영향이 완화되는 상황이라 조금 더 빨라질 가능성 있다고 예보됐는데, 제주 남해상까지 분포하는 높은 수온 경향, 황하강 유역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저밀도의 고온 수온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속도를 빠르게 유지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