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9월7일 제13호 태풍 링링 북상 당시 예상이동 진로(기상청 제공) © 뉴스1
“지난해 태풍 ‘링링’(Lingling)보다 강한 태풍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주말이던 23일 직접 제8호 태풍 ‘바비’(Bavi)와 관련해 온라인 긴급 브리핑을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링링은 지난해 9월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우리 서해를 거쳐서 북한 황해남도 옹진반도로 상륙, 중국을 지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대저압부(TD) 변질로 소멸수순을 밟았다. 24일 기준, 바비의 예상진로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이다.
최저 940h㎩(헥토파스칼)까지 떨어졌던 중심기압은 이시기 950h㎩ 수준이었고, 최대풍속은 초속 43㎧로 시속으로 환산하면 155㎞/h에 해당했다. 강풍반경은 390㎞ 가량이었다.
이 태풍은 지난해 9월7일 오전 제주 서해상을 지나쳐서 낮 12~1시께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지나친 뒤 오후 6시 북한 평양을 덮쳤다. 이후 8일 자정쯤 중국과 맞댄 국경을 넘어 한반도 영향권을 벗어났다.
당시 태풍으로 인한 바람의 순간 최대풍속은 전남 신안 흑산도에서 54.4㎧로 역대 5번째를 기록했으며, 제주 애월읍 윗세오름에서는 419.0㎜ 강수가 기록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당시 피해사례를 확인해보면 사망자는 3명, 12만 7800가구 이상이 정전피해를 입었고, 시설피해도 164건(사유 128, 공공36)이 발생했다.
전라지역에는 50~150㎜, 그 밖의 전국에는 30~100㎜의 누적강수가 전망된다.
제주와 전라 해안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풍속 40~60㎧(시속 144~216㎞) 바람이 불고, 그 밖 서쪽지역과 남해안에 최대순간풍속 35㎧(시속 126㎞)의 바람이 예상된다. 예상되는 자연현상 규모만 보더라도 링링의 위력을 상회하는 전망이다.
태풍이 서해를 지나가는 속도 차이도 우리나라에 미칠 강수, 강풍 영향의 차이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바비는 시간당 13㎞ 속도로 북상 중이며, 서해를 지날 때도 10~20㎞ 정도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링링이 내륙 근처에서 시간당 30~35㎞ 속도로 이동한 것보다 훨씬 느리다.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모든 조건이 같다면 태풍의 속도가 느릴 때는 강수 영향이, 빠를 때는 바람 영향이 크다”면서도 “이번 태풍 영향과 앞선 링링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