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되었건 국내 최초로 50여 개국 넘게 진출한 PC 온라인 게임이잖아요. 최초의 한류 게임이기도 하고. 그 글로벌 IP 파워가 만만하진 않죠.."
국내 중견 게임사의 글로벌 사업실에 소속된 한 전문가는 '라그나로크' IP에 대해 묻자 여전히 강력하다는 의견을 냈다. 3년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강타했던 '라그나로크M'(이하 라그M)에 이어 최근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4위에 오른 '라그나로크 오리진'(이하 라그 오리진)을 예로 들면서, 이 전문가는 "수많은 IP 게임들이 나왔어도 여전히 '라그나로크'의 가치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 라그나로크 제2의 전성기, '글로벌 횡행'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IP 게임들의 활약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엔 '라그나로크' IP의 열화같은 호응이 있다.
우선 그라비티는 3년전 '라그M'으로 모바일 게이머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맛봤다. '라그M'은 중국은 물론 대만,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강타했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기 및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국내에서도 구글 플레이 기준으로 매출 3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라그나로크 IP의 가능성을 알려준, \'라그나로크M\'(자료출처-게임동아)
'라그나로크' IP의 강력함을 깨달은 그라비티는 이후 수많은 '라그나로크' 게임들을 추진-서비스 해왔으며, 그 결과 지난 2019년에 3천6백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상장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4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5%가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올해 출시된 '라그 오리진'과 PC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이하 라그 온라인)의 선전으로 그라비티는 또 한 번 성장의 기로에 섰다.
국내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라그나로크 오리진'(자료출처-게임동아)
'라그 오리진'은 출시와 함께 바로 구글플레이 마켓 매출 4위에 올랐으며, 서비스된 지 한달 보름이 넘는 지금도 '리니지M', '리니지2M', '바람의 나라' 등의 내로라하는 모바일 MMORPG와 대등하게 승부하며 현재 7위에 머물고 있다.
PC게임 '라그 온라인'도 호재다. 태국에서 자체 서비스로 전환한 뒤 '라그 온라인'은 동시접속자 10만 명, 일일접속자 25만 명을 기록했으며, 태국에서만 월 매출 1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다채로운 라그IP들, 내년 그라비티의 새 모멘텀 될까
지난 2019년 11월, 그라비티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9에서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신작 6종을 발표한 바 있다.
'라그나로크 ORIGIN', '라그나로크X Next Generation', 'Ragnarok Crusade : Midgard Chronicles'와 SRPG 'Ragnarok Tactics(라그나로크 택틱스)', Story RPG인 'The Lost Memories : 발키리의 노래', 방치형 RPG ‘으라차차 돌격 라그나로크2' 가 그 주인공이다.
다양한 라그나로크 신작을 선보였던 지스타2019 그라비티 부스(자료출처-게임동아)
대량의 '라그나로크' IP 게임들이 발표되면서 소위 '우려먹기다. 지겹다' 등 일각의 지적도 있었으나, 출시된 '라그나로크' 게임들이 최소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고, 그라비티도 역대 최고의 실적을 갱신하면서 이같은 지적은 힘을 잃고 있다.
여기에 그라비티는 착착 다음 신작들을 낼 채비를 하고 있다. 우선 '라그 오리진'의 해외 진출이 큰 관심사다.
중국 지역이 판호 이슈로 출시가 요원한 현재, 그라비티는 일본을 중심으로 동남아, 북미, 유럽 지역의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지역의 언어를 완벽히 현지화하는 한편, 그동안 해외에 서비스했던 노하우를 총동원해 서비스 시의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각오다. 단, 규모가 큰 만큼 시간은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라그나로크X Next Generation'(자료출처-게임동아)
대신 그라비티는 FULL 3D의 화려한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는 '라그나로크 X Next Generation'을 올해 안에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 런칭을 목표로 작업중이며, '라그 온라인' 보다 100년 전의 스토리가 주 배경인 PC용 3D 액션 RPG인 'Ragnarok Crusade'에 대해서도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는 등 발빠른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라그나로크 Crusade Midgard Chronicles(자료출처-게임동아)
여기에 PC용 '라그 온라인'도 최근 신규 직업 업데이트가 된 만큼 꾸준히 해외 인기몰이를 위해 다듬어간다는 계획이다.
윤장원 동명대 디지털공학부 교수는 "이전 발표작 중에 '라그오리진'과 '라그 택틱스'만 출시된 상황이다. 이 두 게임과 '라그 온라인'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나머지 4개 게임 중 1개라도 더 성공해준다면 그라비티는 또 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또 "특히 그라비티가 자체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잠식)을 피하기 위해 다채로운 장르로 게임을 내고 있다는 점도 우려먹기라는 지적 보다는 '시장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