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이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방역이 먼저”라며 논의를 미뤄놓았지만 여당 내에서는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등을 둘러싼 논의가 24일에도 계속됐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아직 정부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앞으로 재난지원금을 주게 되면 100%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차 재난지원금과 같은 형태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이뤄지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확실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돼야 (2차 재난지원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그 전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8월 초까지 (소상공인 등의) 매출액이 90%까지 회복됐다”며 “아직은 지켜봐도 되는 상황”이라고 가세했다.
정부가 한 목소리로 2차 재난지원금 신중론을 밝힌 가운데 여권 내에서는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놓고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맞붙었다. 두 사람은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2차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50%에게만 주자는 민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반하여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며, 민주당이 견지해온 보편복지 노선을 버리고 보수 야당의 선별복지 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돕는 차등 지원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재난지원금 논의는 일단 금주까지 방역에 최대한 집중하고 이후로 미루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의 전 국민 지급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의 의견이 엇갈리는 사이 통합당은 연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4차 추경 편성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재난지원금을 주는 데 있어 양극화 문제를 염두에 두고 어디에 가장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할지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1차 때처럼) 전국민에게 가구당 100만 원씩 주는 식의 지급은 해서도 안 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통합당은 선별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도탄에 빠진 국민을 돌보기 위해 정부 여당이 (재난지원금 논의에) 오히려 발 벗고 야당보다 먼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 왜 이렇게 인색한가”라고 비판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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