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우리 측 건물 등 모형을 대상으로 한 적대적 행위가 현 정부 들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유사하게 최근 북한이 무인도에 청와대 등으로 추정되는 모형을 건설 중인 것에 대해서도 군은 “9·19군사합의와 관련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윤주경 의원
이같은 북한의 적대적 행위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 차원의 어떠한 문제제기가 없었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 북한은 2016년 초 평양 인근 포격훈련장에 청와대 모형을 만들었고, 같은 해 12월 해당 모형에 대한 습격훈련을 공개했다.
사실상 알섬이 화력훈련을 위한 표적 섬이고 여기에 우리 측 건물 모형을 설치하는 정황이 포착됐음에도 군이 9·19군사합의 위반 범위를 과도하게 축소, 해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19군사합의 합의서 1조는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의원은 “(9·19군사합의는) 접경지역이 아닌 한반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알섬에 건설 중인 건축물이 우리 주요 시설의 축소 모형일 경우 이는 명백한 도발이자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6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같은 달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영토, 영해에서 이뤄지는 (재산 침탈) 사안과 다소 개념상 차이가 있다”며 “9·19군사합의와는 연관성이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