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불러온 ‘시즌리스’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인터네셔날 ‘텐먼스’의 마스터핏 슈트, 제로투세븐 ‘알로앤루’의 가을겨울(FW) 시즌 제품, 무신사의 겨울 외투 신상품 프리오더(사전주문) 행사. 각 사 제공
이러한 ‘시즌리스(계절 구분이 없는)’ 트렌드는 두 갈래로 나뉜다. 보다 짧은 주기로 신제품을 내놓거나, 아예 계절을 뭉뚱그려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두 가지 변화의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채널이 떠오르면서 수시로 제품을 출시하기도 하고, 위축된 소비심리를 고려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1년 내내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올해 들어 눈에 띄는 변화는 FW 시즌 제품의 출시 시점이 예년보다 빨라진 것이다. FW 시즌 신제품은 여름휴가철이 지나고 더위가 꺾이는 8월 말∼9월 초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2주∼한 달가량 앞당겨 제품을 선보인 곳이 많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브랜드 ‘구호플러스’는 이달 초 가을 시즌 컬렉션을 내놨다. 전년보다 3주 빨랐다. 패션기업 제로투세븐의 아동복 전문 브랜드 ‘알로앤루’, ‘알퐁소’도 지난달 말 패딩 제품을 비롯한 FW 시즌 신상품을 선보였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신제품을 일찍 내놓으면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 반응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얼리 시즌’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도 뜨거운 편이다. 패션전문기업 한섬에 따르면 6월 중순부터 8월 20일까지 FW 시즌 니트 의류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었다.
신상품 출시 주기를 아예 온라인에 최적화된 형태로 바꾸는 곳도 생기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보브’는 1년에 두 번 하던 정기 컬렉션을 없애고 매달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온라인 트렌드와 고객 반응을 시시각각 신상품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도 1년 내내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앞세워 판매하는 브랜드가 생기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초 계절에 관계없이 10개월 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판매한다는 콘셉트의 여성복 브랜드 ‘텐먼스(10MONTH)’를 출시했다. LF가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일꼬르소’는 ‘히든 밴딩 슬랙스’ ‘벨크로 조거 팬츠’ 등 다양한 종류의 바지 제품을 1년 내내 판매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