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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일만 남았다” 롯데, 기운찬 ‘사직 6연전’

입력 | 2020-08-25 03:00:00

이달 승률 1위에 안방 전적 좋고
일정 SK-한화와도 잡혀 더 기대
24일 경기선 하위팀 KT-한화 승리
오심 말썽 심판조, 일부 교체 결정




무더위가 기승일 때는 집이 제일이다. 그런 점에서 프로야구 롯데는 행운이다. 성공적으로 8월을 보낸 뒤 마지막 주를 온전히 안방에서 보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롯데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 감독은 “8월부터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팬들은 이 말을 줄여 ‘팔치올’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팔치올은 현실이 됐다. 7월 말 8위였던 롯데는 8월 17경기에서 11승 1무 5패로 월간 승률(0.688) 1위를 기록하면서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24일 수원 경기에서 5위 KT가 로하스의 시즌 31호 홈런을 앞세워 NC를 8-1로 물리치면서 롯데와 KT 사이는 1.5경기에서 2경기 차로 벌어졌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이날 잠실에서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한 한화에 3-6으로 패하며 4위가 된 LG와도 4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이렇게 한껏 분위기가 달아오른 롯데는 25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안방 6연전을 치른다. 롯데는 올해 안방에서 24승 16패(승률 0.600·4위)를 기록한 반면 방문경기에서는 20승 1무 24패(승률 0.455·6위)에 그쳤다. 게다가 이번 6연전을 통해 안방 승률을 더 끌어올릴 확률이 높다. 첫 2연전은 9위 SK, 마지막 2연전은 10위 한화와 맞붙기 때문이다.

롯데가 안방에서 잘나가는 이유로 마운드보다는 타선을 꼽을 수 있다. 롯데 타선은 안방에서 경기당 평균 5.3점으로 방문(4.8점)보다 0.5점 더 점수를 뽑았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안방 4.50, 방문 4.44로 큰 차이가 없다.

롯데 타자 가운데 홈에서 가장 강점을 나타낸 선수는 정훈이다. 그는 안방 27경기에 출전해 OPS(출루율+장타율) 0.94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리그 타점왕 샌즈(키움)의 OPS가 0.939였다. 정훈이 이번 시즌 안방에서는 ‘샌즈급’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롯데가 8월의 마지막을 안방에서 보낼 수 있는 건 평소 다른 팀보다 이동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평성 차원에서 혹서기에는 안방에서 6연전을 치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롯데는 실력으로 이 배려를 행운으로 만들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는 이날 22, 23일 고척 경기에서 오심과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논란을 빚은 심판조(최수원 이기중 김준희 원현식 장준영) 일부 인원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심판위 관계자는 “기존 조 편성을 해체한다는 의미다. 시즌 중 심판조 편성을 바꾸는 것은 프로야구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큼 드문 일”이라며 “아직 몇 명을 교체할지에 대해서는 조율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심판조는 이번뿐 아니라 시즌 초부터 계속 논란을 일으켰다. 개막 2경기 만에 한화 이용규가 공개적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을 때도, 5월 24일 잠실 경기에서 LG 정근우의 태그업이 상대팀 포구보다 빨랐다고 판정해 득점을 취소했을 때도 경기 진행을 맡았다. 현재 이들을 중징계 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왔을 정도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