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11월 대선에서 정식으로 맞붙게 됐다.
공화당은 이날 오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컨벤션센터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주별로 확보한 대의원 수를 발표하는 ‘롤 콜(roll call·호명)’ 절차를 거쳐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했다. 사실상 대선 경선 후보가 없다시피 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롤 콜 초반부터 각 주 대의원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전승 릴레이를 이어가며 대선후보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선후보 공식 지명이 이뤄진 직후 연단에 올라 1시간이 넘는 연설을 했다. 대선후보 수락 연설은 나흘 간 진행되는 전당대회의 마지막 날인 27일 백악관에서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에 앞서 첫날부터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 트럼프 캠프 측은 대선후보가 마지막 날에 등장하던 기존의 관행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나흘 내내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취임 후 기록했던 실업률 하락 등 경제적 성과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관련해서는 “최근 석 달 간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을 일터로 돌려보냈다”며 “주식시장의 기록도 곧 깰 준비가 됐다”고 했다. 대회장에 모인 대의원들이 “4년 더!”를 외치자 “그들(민주당)을 열 받게 만들려면 ‘12년 더!’라고 하라”고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2020년 대선의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바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무대에 깜짝 등장해 “민주주의는 표 위에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우리 경제가, 우리의 법과 질서가, 그리고 우리의 자유시장이 표 위에 있다고 말하겠다”고 연설했다. 앞서 지난주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의 핵심 연사로 나섰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우리의 민주주의가 표 위에 놓여있다”고 주장한 것을 틀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성과를 강조한 것이다.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이날 저녁에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팀 코튼 상원의원 등이 연사로 나선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겨눴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백인 변호사 마크 맥클로스키 부부의 연설도 이날 예정돼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