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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Special Report]‘인디펜던트 워커’ 일의 의미와 자세

입력 | 2020-08-26 03:00:00

코로나가 바꾸는 직업… 조직 떠나 ‘나홀로 노동자’ 시대




‘기그(gig) 이코노미’ ‘N잡러’ 등의 용어가 이미 대중화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회사나 조직에 소속돼 일한다. 탁월한 역량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회사를 뛰쳐나가 큰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은 일부의 이야기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조직에서 벗어나 홀로 일하는 ‘인디펜던트 워커(Independent worker)’의 성장을 촉발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뉴노멀’이 되면서 조직 내 업무 중 불필요하거나 외주로 대체 가능한 업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감염병 사태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이들 직무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디지털 플랫폼의 부상은 인디펜던트 워커의 부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동을 거래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등장은 자발적으로 인디펜던트 워크를 선택하는 사람의 수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유는 다르지만 인디펜던트 워크가 미래 노동의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변화의 틈바구니에서 개인과 기업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0년 8월 1일자(302호)에 실린 ‘인디펜던트 워커 시대, 일의 의미와 자세’ 기사를 요약, 정리했다.

○ 인디펜던트 워커의 규모와 종류

2016년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MGI)가 내놓은 ‘인디펜던트 워크, 선택과 필요: 기그 이코노미’라는 제목의 리포트(‘MGI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15개국의 노동인구 중 20∼30%, 최대 1억6200만 명이 인디펜던트 워커로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MGI 리포트는 인디펜던트 워크를 유일한 수입원으로 삼느냐, 부수입원으로 삼느냐와 인디펜던트 워크가 자발적 선택이었느냐, 불가피한 결과였느냐에 따라 인디펜던트 워커의 종류를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있다.

먼저 자발적으로 인디펜던트 워크를 주된 수입원으로 삼는 ‘자유노동자(free agents)’가 있다. 또한 전통적 직장에 다니거나 학생 또는 주부이면서 인디펜던트 워크를 통해 부수입을 올리는 계층인 ‘유연한 부업노동자(casual earners)’가 존재한다. 이에 반해 비자발적인 인디펜던트 워커들도 있는데 ‘마지못한 자유노동자(reluctants)’와 ‘경제적 필요 노동자(financially strapped)’가 그들이다. 이들을 나누는 기준은 인디펜던트 워크를 통해 얻은 수입이 주수입이냐 부수입이냐다.

○ 인디펜던트 워크 시대에 대처하는 법

인디펜던트 워커의 증가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는 수입원을 다변화하려는 목적이지만 이 외에도 하나의 직업, 한 곳의 직장으로 충족되지 않는 다양한 자기 발현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또는 조금 더 안전하게 직업 전환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기 위해서 이를 시도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디펜던트 워크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통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전문성보다 중요한 것이 탁월성이다. 보통 전문성을 얻는 데 필요한 조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긴 시간’을 보냈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긴 시간이 ‘시스템이 인정하는 내부에서의 시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는 시대에 전문성은 달성하기 어려운 가치다. 그보다는 실상 현실에서 빛을 발하는 가치는 훈장 같은 전문성이 아니라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탁월성이다. 전문성이 정적인 것, 자격증이나 회사의 타이틀, 직책의 이름을 획득하기 위해 한참 머물러야 얻어지는 것이라면 탁월성은 끊임없이 이것과 저것을 조합하고, 그 모든 경험을 관통하면서 만들어내는 자신만의 역량이자 고유한 스토리다.

○ 인디펜던트 워커의 시대, 조직과 사회의 준비

인디펜던트 워커가 노동 시장의 미래라고 해도 여전히 우리 사회와 조직의 제도와 시스템은 정규직 근로자에게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은 앞으로 어떻게 인디펜던트 워커와 함께 일할지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떤 역할을 조직 안에 두고, 어떤 역할을 인디펜던트 워커에게 맡길지를 원점에서 다시 설계해야 할 순간이 곧 다가오게 될 것이다. 인디펜던트 워크는 점점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며, 자유노동자의 높은 만족도를 볼 때 검증된 역량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발적으로 인디펜던트 워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얼마나 탁월한 인디펜던트 워커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 어떻게 이들의 풀(pool)을 확보하고 유지하며 조직의 상시적 운영 틀 안에 담아낼 수 있는지는 점점 더 많은 기업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다.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면 인디펜던트 워커를 고용함으로써 훨씬 기민하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전통적인 고용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역량을 추가해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조직 내에 새로운 기능을 구성하고 임시적으로 몇 가지 방안을 테스트해야 할 때, 이 경우에서처럼 인디펜던트 워커와의 결합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최종의 조직 형태와 업무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상황에 기민하게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역량을 가진 사람이 오히려 더욱 필요하다. 그럼에도 그런 수준의 인재를 풀타임으로 고용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아직 불확실성이 많은 테스트의 단계에서는 역설적으로 그런 비용을 장기적으로 부담하겠다는 결정을 감행하기 쉽지 않다. 이럴 때 유능한 인디펜던트 워커와의 협업은 유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 hyunjoo.je@yellowdog.kr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