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D램값 한달새 6.4% 떨어져, 업계 “가격조정 불가피… 하반기 저점” 엔비디아는 AI 확대로 GPU 수요급증… 비메모리-시장 다각화서 활로 찾을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서비스 서버용 수요가 늘면서 2분기 깜짝 호실적을 이뤘던 반도체 업계가 하반기(7∼12월)엔 전반적인 업황 하락세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서버용 재고 축적이 끝났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모바일 시장 수요는 아직 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일 기준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1조5000억 원으로 한 달 전인 1조6000억 원에 비해 소폭 하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9조2000억 원에서 9조 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국내 업계가 느끼고 있는 부담과 달리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엔비디아는 19일(현지 시간) 자사 회계기준 2분기(5∼7월)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게임용 제품 매출도 뛰어넘었다. 엔비디아의 주력인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업계 하반기 전망이 엇갈리면서 K반도체에 사업 다각화 필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5월 파운드리 라인 구축을 발표하는 등 미래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엔비디아 같은 고객사 확보는 호재로 꼽히지만 아직 대만의 TSMC를 따라잡긴 역부족인 상황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 TSMC(53.9%)와 2위 삼성전자(17.4%) 간 매출 점유율 격차는 여전히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SK하이닉스도 2분기 기준 매출 구조에서 D램 사업 비중이 73%로 편중돼 있는 점을 장기 해결 과제로 안고 있다. 13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한 낸드플래시의 흑자 전환을 조기 달성하는 한편 비메모리 부문 비중을 높여 향후 시장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균형을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사업 부문에서는 시장 가격 변동에 덜 민감한 비메모리 파운드리, 수요처 측면에서는 해외 시장 다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