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드 갈 줌 최고제품책임자 인터뷰 운전할 때 빼고 모든 회의는 화상으로 ‘줌 룰렛’으로 직원들 아이스브레이킹…동료 친구 가족들과의 연결에 주력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불붙었다.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빠르게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원격근무 솔루션 활용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원격근무 솔루션 업체로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업체는 다름 아닌 줌일 것이다. 이용량이 정점을 찍었을 때는 하루에 3억 명이 줌에 접속했다. 전 세계 인구(약 78억 명)의 4%에 해당한다. 사정이 이렇자 SK텔레콤, 네이버 자회사 라인 등 국내 기업들도 100~500명이 동시에 화상통화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를 기회로 만든 대표 기업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의 오데드 갈 최고제품책임자(CPO·사진)를 서면으로 만났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전 세계 이용자들의 줌 이용행태는 어떻게 변화했나.
줌은 원래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위해 구축됐다. 세계 최대 금융 기업부터 통신사, 정부 기관, 대학, 헬스케어 조직, 원격의료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줌을 사용한다. 이들은 온라인 해피아워, 커피 브레이크, 한낮의 대화 등 다양한 이벤트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더 광범위한 사용자층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은 예상치 못한 많은 방법으로 줌을 활용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사람들이 줌을 비즈니스 목적만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가족 모임, 결혼식, 생일 등 개인적인 용도로도 사용한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장례식과 같이 행복하지만은 않은 상황에서도 줌을 활용한다.
포뮬러 원(F1)이다. F1은 아람코 그랑프리 2020 부다페스트 경기에 앞서 줌과 새로운 디지털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사상 처음으로 가상으로 만든 특설 관람석 ‘패덕클럽’을 구현했다. VIP 스포츠 참여 경험을 집에서 재현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F1 가상 패덕클럽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 대표적 사례다. 아울러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대다수가 줌을 정식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줌은 조직 운영에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다. 줌을 활용해 직원이 어디서든 생산성을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
―줌 임직원들은 줌을 어떻게 활용하나.
줌에는 ‘줌 룰렛’이라는 문화가 있다. 매월 한 번씩 전 직원이 회의에 참석하면 회의 주최자가 무작위로 또 다른 소규모 가상 회의를 조성한다. 각 소규모 그룹에 합류한 직원들은 현재 자신의 담당 업무를 공유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일반적인 회사들이 구내식당에서 동료들을 만나 교류하곤 하는데 이런 경험을 화상회의 솔루션에서 재현한 것이다.
줌에서는 운전 중일 때를 제외하고 모든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책상 뒤에 녹색 스크린을 설치해 맞춤형 가상 배경을 설정하고 개성을 뽐내는 사람들도 있다.
―줌 바밍 이슈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다만 8월 브라질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의회가 줌 회의에서 참가자 한 명이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돼 보도되기도 했다. 유저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참가자 제거 기능이 부각되지 않았거나 신고 기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디오로 상호 작용하는 게 즐겁기는 하지만 동시에 줌으로 일상을 살아가다 지치게 되는 줌 피로도 지적되고 있다. 사용자 수백만 명이 줌에서 업무회의, 피트니스 수업, 병원 진료, 온라인 해피아워에 참여하면서 줌 피로에 빠르게 도달한 것 같다.
화상회의로 인한 정신 건강과 우려를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줌은 업무 스트레스로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증을 겪는 번아웃과 봉쇄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국심장협회(AHA) 베이 에이리어 지부와 협업해 직원들에게 휴식을 권유하는 월간 웨비나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줌 케어스 파운데이션이 AHA에 제공한 50만 달러의 보조금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중 분쟁이 한창이다. 줌도 데이터 일부가 중국에 있는 서버를 거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줌의 시스템은 중국 밖에 있는 사용자의 회의 데이터가 중국 내 서버에 라우팅되지 않도록 지리상의 위치나 특정 지역에 대한 가상의 경계를 지정하는 기술(지오펜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시티즌 랩의 연구에서 드러난 라우팅 이슈는 줌이 일반적인 지오펜싱 모범 사례를 온전히 이행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문제였다. 줌은 해당 문제를 4월 수정했다. 또 줌 유료 사용자는 실시간 회의 트래픽을 기록하는 데이터센터 지역을 추가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줌의 방향성은.
줌은 팬데믹 동안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일간 3억 명이 넘는 회의 참가자가 물리적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고 줌에서 동료, 가족, 친구와 연락을 지속하게 해주었다. 앞으로도 줌은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줌의 미션은 사람들을 한데 모아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