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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마오쩌둥에게만 허락됐던 공산당 ‘주석’ 도전

입력 | 2020-08-26 15:32:00


 ‘부패 척결’을 이유로 중국 공산당 간부들의 숙청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연임을 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FT는 전문가들을 인용, 시 주석이 연임을 넘어 중국의 ‘국부’라 불리는 마오쩌둥(毛澤東)에게만 부여됐던 공산당 ‘주석’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3대 직위는 공산당 총서기, 국가 주석, 국무원 총리다. 이중 시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 주석을 겸임하고 있다. 리커창이 국무원 총리를 맡고 있다.

이중 가장 권력이 센 직위는 공산당 총서기다. 중국은 권력서열이 당군정 순이기 때문에 공산당 총서기가 가장 서열이 높다.

지금까지 공산당 주석직은 마오쩌둥만이 유일하게 갖고 있다. 중국 공산당 창시자인 마오에 대한 예우로 마오 사후 공산당은 주석직을 폐지하고 주석 대신 총서기직을 도입했다. 마오 이후 공산당 주석직을 맡은 인물은 한명도 없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진핑은 국가 주석직뿐만 아니라 공산당 주석직까지 겸임해 마오에 버금가는 권력을 쥐겠다는 뜻이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자신에 반기를 드는 당 내 간부들을 내치고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부패 척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왔다.

이 운동으로 저우융캉 전 공안부장과 쑨정차이 전 충칭 당 서기 등 다수의 정치적 경쟁자들이 이미 몰락했다. 또 최근에는 공다오안 상하이 경찰청장에 칼을 빼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또다시 경쟁자 척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우창 중국 정치평론가는 “최근 다시 시작된 부패척결 운동은 2022년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시 주석이 당에 대한 권한을 확립하려는 준비라고도 볼 수 있다”며 “시 주석이 다른 지도자들보다 자신의 위상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당 주석이라는 직함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시 주석이 그 직함을 얻게 될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중국 정치 전문가들 역시 시 주석이 2023년 국가 주석직의 임기가 끝난 후에도 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공산당 총서기 등 3개의 공식 직함을 갖고 있다. 이 중 중앙군사위 위원장과 총서기 임기는 오는 2022년 종료된다.

국가 주석직 임기 역시 2023년 종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금지한 헌법 79조가 개정되며 시 주석이 원한다면 평생 통치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국가 주석, 군사위 위원장 등 현 직책을 모두 유지하지 않고 마오쩌둥에게만 부여됐던 당 주석직을 차지해 종신집권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