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수확기 '배 낙과' 피해 경미 "하늘이 도왔다" 배 낙과 전체의 5%에 해당하는 100㏊에서 발생 추정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강풍을 동반한 괴물 태풍이라는 예보와 잇따른 보도 때문에 수확을 코앞에 두고 ‘낙과 피해’를 우려했던 전남 나주배 농가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태풍 바비가 지난 26일 전남 목포 앞바다를 경유해 서해안 쪽으로 진입하기 시작하자 배 과수 농가들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기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밤새 발을 동동 구르며 애를 태웠다.
밤새 나주지역에는 순간 최대 초속 23.31m의 강풍이 몰아쳤지만 배 과수단지에는 큰 피해를 입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배 낙과는 전체 재배면적(1943㏊)의 약 5%에 해당하는 100㏊에서 경미하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농경지 벼 쓰러짐도 완전도복 14㏊, 부분도복 4㏊ 등으로 피해 규모가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려했던 배 낙과 피해가 예년 태풍 내습 때보다 경미한 이유는 올 봄 개화기 때 냉해로 배 열매가 맺히지 않은 데다 태풍 북상 소식에 조생종 원황배 재배 농가들의 경우 서둘러 수확을 마친데 있다.
나주 대호동 배 과수농가 이모(51)씨는 “태풍 바비가 초속 30~40m 이상의 강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보돼 올 한해 농사도 망친 것으로 여기고 모든 것을 체념했는데 하늘이 도와서 큰 피해 없이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고 기뻐했다.
올 해 나주배 농가들은 개화기 저온 피해와 유례없는 긴 장마에 이은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도 과실을 알차게 키워 냈다.
최대 대목인 추석을 보름 앞둔 내달 20일부터는 차례상에 올릴 신고배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나주배 수확량은 봄 개화기 저온 피해 발생으로 지난해보다는 대폭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국 최대의 배 주산지인 나주 지역 배 농가는 지난해 기준 2192농가에 생산량은 4만7952t으로 전국 배 생산량의 23%를 점유했다.
[나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