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라인 5가구 등 확진자 나와 환기구서 바이러스 검출 안돼… 당국 “엘리베이터서 옮겼을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아파트와 관련해 감염경로가 미궁에 빠졌다. 전날까지 이 아파트 확진자가 거주하는 5개 가구는 같은 라인 각기 다른 층에 위치해 있어 환기구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다른 라인에서 확진자 2명이 추가됐고, 환기구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확진 판정을 받은 구로구 아파트 주민은 7가구 10명이다. 전날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5가구 8명의 주민은 한 라인에 있지만 이들은 각기 다른 층에 살고 있었다. 이 때문에 환기구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서울시는 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이날 환기구 등 11곳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1차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하수구와 환기구, 승강기 등 모든 감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환풍구 감염사례는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환기구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기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지만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난 확진자는 높은 층에 거주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승강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환기구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그렇게 높게 보지 않는다”며 “승강기 내 전파 가능성이 있어 승강기에서도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환기구나 하수구를 통한 감염이라면 연결된 모든 층이 다 감염돼야 맞다”며 “승강기를 통한 공기 감염이나 버튼을 누른 손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환기구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3월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제기됐다. 당시 방대본은 ‘빌딩 내 공조시스템을 통한 층간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같은 동에서 5가구 9명이 감염됐지만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김하경 whatsup@donga.com·이청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