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욱 육군참모총장(육사 41기)을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집권 후반기 굵직한 국방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육군 출신 첫 국방부장관 후보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 후보자 지명에 대해 “야전과 작전 분야 전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연합·합동작전 분야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육사 출신 장관을 발탁한 것에 대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한미동맹에 기반한 전시작전권 전환 등이 이번 인사의 메시지다. 조직을 새로운 분위기로 쇄신하는 인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총장이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을 거치지 않고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건 2006년 김장수 전 장관 이후 14년 만이다.
1985년 육군사관학교 41기로 임관한 서 후보자는 1군단장, 합참 작전부장, 작전본부장 등을 거친 군 내 대표적인 작전통으로 분류된다. 준장 시절엔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했다. 군 관계자는 “현 4성 장군 중 작전분야만큼은 가장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정경두 장관 후임으로 3사 출신 첫 합참의장을 지낸 이순진 전 의장이 유력하게 검토된 만큼 ‘깜짝 인사’라는 평도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현 정부의 ‘육사 배제’ 기조에 따라 비육사 출신의 장관이 임명될 거란 관측이 많았지만 이순진 전 의장이 2017년 전역한데다 너무 자주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면서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없지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국방부 장관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면서 하반기 추가 개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문 대통령은 정경두 장관 외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교체하려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일단 국방장관만 교체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 추세가 꺾이는 대로 박능후 장관 등 현 정부 출범부터 함께 해 온 장관들의 피로도와 국정 쇄신 등을 고려해 추가로 개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론이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임대차 3법 등 주요 부동산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여론을 바꿀 필요가 있는 만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