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경로우대 축소 같은 단선적 접근만으론 인구절벽 못푼다

입력 | 2020-08-29 00:00:00


지난해 내국인 인구증가율이 역대 최저를 찍고 고령화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어제 내놓은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총인구(5177만9000명)는 전년보다 0.3% 늘었지만 이 중 내국인 증가율은 0.04%에 불과했다. 65세 이상 비중은 처음으로 15%를 넘어 2025년 초고령사회가 목전에 다가왔음을 실감케 했다.

정부는 하루 앞선 27일 인구절벽 대책으로 여성·청년·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외국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범부처 2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수개월간 논의한 결과인데 폭발력이 큰 사안들이 날것 상태로 뿌려진 모양새다.

가령 ‘경로우대 제도 개선’으로 접근하는 노인정책은 노인 연령기준 상향(현행 65세에서 70세로)으로 이어질 공산이 큰데, 사회적으로 상당한 논란과 갈등을 부를 수 있다. ‘줬다 빼앗는’ 복지에 대한 당사자들의 반발은 논외로 하더라도 노인연령 기준 상향은 법정 정년연장이나 연금 수령 시작 연령 조정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혜택이 사라졌는데 수입마저 없는 노인들은 해당 기간 소득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TF 안에는 국내 출생 외국인 자녀에게 국적을 부여하는 속지주의 정책도 포함돼 있다. 유학생이나 취업자 등 외국인 노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태어난 누구에게나 국적을 주는 문제는 향후 많은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이슈다.

빠른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에 따른 인구절벽은 대한민국이 처한 엄혹한 현실이다. 거대한 조류를 정책 몇 개로 막기도 쉽지 않은데 각 정책은 세대 간 입장 차, 복지와 세금, 기업 부담 등의 갈등 요인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있다. 가파른 인구절벽 문제는 고난도의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복합적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