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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답은 시노다 지사쿠(篠田治策) 차관과 이항구 예식과장이다.
두 사람은 조선총독부에서 조선 왕실 관련 사무를 맡아 보던 기관 이왕직(李王職) 소속이었다.
두 사람이 ‘꼴프 노리에 취(醉)했다’고 보도한 1924년 4월 13일자 동아일보 지면. 동아일보 PDF
1924년 4월 13일자 동아일보는 “두 사람이 11일 아침부터 자동차를 몰아 용산 효창원에 이르러 날이 저물도록 ‘꼴프’ 놀이에 정신이 없었다 하니 과연 이것이 그들의 취할 바 가장 온당한 도리이었겠는가”하고 보도했다.
2015년 미국 시애틀미술관에서 환수했지만 결국 모조품으로 드러난 덕종 어보. 진품이 맞았다면 1924년 잃어버렸던 어보 가운데 하나는 찾을 수 있었다. 문화재청 제공
이왕직이라는 부처가 따로 있었지만 이왕(李王) 순종에게 실질적인 권한은 있던 건 아니었다. 그러니 유물 관리가 이렇게 허술한 게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동아일보에서 도난 사실을 [단독] 보도하자 (친일파로 유명한) 민영기 이왕직 장관은 “비밀에 부친 일이 신문에 발표돼 참으로 세상에 대해서도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제국 황제 복장을 한 순종. 동아일보DB
당시 왕실 유물 관리 실무 책임자가 바로 이 과장이었다.
이 과장은 “황송한 말이야 어찌 입을 열어 다 하겟소만은 이왕 당한 일이니 다만 처분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 아버지 이름을 들으면 의문이 풀릴지 모르겠다. 이 과장 아버지는 리노이에 칸요(李家完用) 그러니까 이완용이었다.
이완용 가족 사진. 앞 줄 가운데가 이완용 그 뒤가 이항구다. 동아일보DB
혹시 잊고 계셨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지 110년 되는 날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