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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낙연 대표, 통합과 협치로 巨與 독주 중단시켜라

입력 | 2020-08-31 00:00:00


그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변 없이 새 대표로 선출된 이낙연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 등 국난 극복을 위해 통합의 정치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여당의 차기 대권주자 후보군에도 포함돼 있는 이 대표 앞에는 숱한 난제들이 놓여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밝힌 것처럼 야당과의 진짜 협치부터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기존 여당 지도부는 야당과의 협치를 수없이 강조해 왔으나 말뿐이었다. 힘자랑이라도 하듯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국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정책과 법안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독주해왔다.

이 대표는 그 같은 여당의 폭주를 중단시키고, 야당을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정치혁신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대표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시절 여야 간에 모든 것을 대화로 합의 처리하는 의회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적이 있다. 그때처럼 상대 당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의 정상화로 지금의 국난을 극복하는 데 온 국민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여권은 국정운영 실패에 따른 비판에 귀를 막고, 비판적 목소리에 대결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다. 일방 독주와 편가르기, 진영 간 충돌과 갈등이라는 극단의 정치에 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초유의 국난 극복을 위해선 통합과 겸손의 리더십이 절실한 때다. 필요하다면 친문 세력에 돌팔매를 맞을 각오를 하고 맞서야 하며, 문 대통령에게도 과감히 쓴소리를 해야 한다. 이제는 현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위치가 아니라, 거대 여당을 이끄는 집권당 대표의 무게에 걸맞은 정치력과 결단력으로 국정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섰기 때문이다.

국민은 이 대표를 단지 여당 대표로서가 아니라 대권주자 후보군의 한 명으로서 차후에 안심하고 나라를 맡겨도 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대권 도전을 위해 6개월 후 물러나는 짧은 당 대표 자리이지만, 지난 20년의 정치인생을 다 걸고 오로지 국민의 안위만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줄곧 선두를 지켜왔지만 지금의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품격과 포용력,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결국엔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