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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쏠드족’이 온다… 3040보다 ‘비대면 금융거래’ 더 많아

입력 | 2020-09-01 03:00:00

신한銀 ‘미래설계 2020’ 보고서
50대, 교육-업무서 온라인에 익숙
55%가 “인터넷뱅킹서 정보 얻어”
30대는 50%만 “비대면 주식 관리”




50대 회사원 정모 씨(52)는 ‘디지털 빠꼼이’로 불린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을 14개 상품에 직접 투자하고 있는 그는 스마트폰에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해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의 수익률을 일일이 확인한다. 원할 때 손쉽게 맞춤형 상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주식 투자는 40대부터 해왔다. 최근에는 금리가 싼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를 통해 마이너스통장까지 개설했다. 정 씨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자세만 있으면 디지털 금융에서 소외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최근 내놓은 ‘신한 미래설계보고서 2020’에 따르면 정 씨 같은 50대가 30대와 비교해 디지털·비대면 금융 활용 면에서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3040세대보다 더 적극적으로 비대면 채널을 이용해 다양한 금융 정보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정 씨와 같은 50대를 ‘스마트한 장년 세대’, 이른바 ‘쏠드(Smart+Old)’족(族)으로 정의했다.

쏠드족은 나이가 들면 비대면 금융 거래를 어려워하거나 멀리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뒤집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예·적금과 주식·펀드를 비롯한 투자 상품을 관리할 때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50대 비율은 각각 67%, 58%로 조사됐다. 같은 설문에 응답한 30대(65%·50%)와 40대(58%·49%)의 비대면 채널 이용률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는 7월 한 달간 만 30∼59세 수도권 및 광역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300명(30∼50대 연령대별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금융기관 홈페이지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50대 비율은 55%로 30대(35%)보다 높았다. 자산 포트폴리오 설계를 조정할 때 비대면 채널을 경험했다는 50대 응답률(24%)은 30대(27%), 40대(26%)와 비슷했다. 은퇴 및 노후 설계 시 비대면 채널을 활용했다는 50대 응답률(24%)은 다른 세대(30대 10%, 40대 18%)에 비해 크게 높았다.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이지영 차장은 “50대는 30대부터 교육, 업무에서 온라인을 익숙하게 써온 세대여서 과거 베이비붐 세대와 다르다”며 “젊은 세대들보다 삶의 여유나 자산도 풍부하기 때문에 자산을 불리기 위해 디지털 금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50대는 디지털 금융의 ‘속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대면 거래가 간결하고 빠르기 때문에 선호한다는 응답이 30대(70.6%)보다 50대(72.7%)에서 더 많았다. ‘24시간 365일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란 응답도 50대는 69.1%로 조사됐다. 30대는 60.8%였다.

쏠드족은 일상생활에서도 젊은 세대 못지않게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얻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람을 사귀고 있다. 하루 1시간 이상∼2시간 미만 SNS를 이용한다고 대답한 50대는 33%로 30대(36.1%)와 큰 차이가 없었다. ‘대인관계에서 SNS를 이용한다’고 한 50대는 60%로 30대(49%)와 40대(50%)보다 높았다.

:: ‘쏠드’족 ::
‘Smart(똑똑한)+Old(나이 많은)’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술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건강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사회생활을 주도해 가는 시니어 세대. 금융 거래는 물론이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디지털, 비대면 채널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