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밀라노∼인천 여객기 승객, 화장실 이용때만 마스크 벗어 감염”
항공기 화장실에서 무증상 감염자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내 화장실에서 코로나19에 걸린 환자를 연구 결과로 밝혀낸 건 이번이 처음으로 기내 화장실 감염 예방 수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차의대 분당 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연동건 전문의 연구팀이 발표한 ‘항공기에서의 코로나19 무증상 감염(Asymptomatic Transmission of SARS-CoV-2 on Evacuation Flight)’ 논문에 따르면 3월 3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인천으로 온 국적 항공기에서 총 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6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간 직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탑승 직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던 무증상 감염자로 비행 전 현지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가 격리 마지막 날인 4월 15일 양성 판정을 받은 A 씨는 6명의 무증상 감염자들과 동떨어진 곳에 혼자 앉았던 승객이었다. A 씨는 기내에서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다가 화장실을 이용할 때만 잠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해당 화장실은 무증상 감염자들도 이용했던 곳이다.
항공기에는 공기 순환 시스템과 헤파필터라는 바이러스 여과 장치가 있어 공기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제는 감염자들과의 직·간접적인 접촉이다.
연 전문의는 “무증상 환자로부터 기내 전염이 될 수 있고, 화장실 내 오염원 등으로부터 전염이 될 수 있다”며 “화장실 커버를 닫고 물을 내리거나 접촉 면 위생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현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함께 기내 화장실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은 CDC 저널 11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