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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철 없다’는 홍남기에 “꾸짖으시니 철 들도록 노력”

입력 | 2020-09-01 08:39:00

“부총리가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 비난하다니 당황스러워”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2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발언을 비판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당황스럽다”면서도 “존경하는 홍 부총리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재난지원금 추가지급 필요성과 재정 여력을 강조한 제 인터뷰 발언은 거론하며 철없는 얘기라고 폄하하자 홍 부총리께서 ‘그렇다’고 맞장구치시고 급기야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며 “정부 책임자인 홍 부총리께서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고 알렸다.

이어 “설마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과 비난에 동조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침체와 소비둔화를 1차 재난지원금으로 간신히 방어했지만, 이제 그 효과가 떨어지고 더 춥고 매서운 겨울이 시작됐다”며 “국가부채 증가를 감수하며 국민 1인당 100만 원 이상을 지급한 여러 외국과 달리 국민 1인당 겨우 20여만 원을 지급한 우리나라는 2차 재난지원금은 물론 3차, 4차 지급도 피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재정 건전성 걱정에 시간만 허비하다 ‘경제 회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1/4이 넘는 1370만 경기도민의 위임을 받은 도정책임자로서 도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부정책에 의견 정도는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앞서 홍 부총리는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근 이 지사가 30만 원씩 50번, 100번을 (전 국민에게) 줘도 재정 건전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지사의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신문 보도상으로 들었는데,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답했다.

이에 임 의원이 “아주 철없는 얘기죠?”라고 묻자 홍 부총리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달 28일 이 지사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나왔다.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며 “우리가 재정 건전성 걱정을 자꾸 하지 않느냐. 단언하는데 30만 원 정도 지급하는 걸 50번, 100번 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해당 발언에 대해 “재정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 못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급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이라며 “100번을 지급해도 서구선진국 국채비율 110%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재정건전성이 좋으니 한 번 추가 지급할 재정 여력은 충분함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또 “서구 선진국도 코로나위기 타개를 위해 10%~30% 국가 부채비율을 늘리며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펴고 있다”며 “그런데 국가부채비율이 불과 40%대인 우리나라가, 그것도 전 국민 30만 원씩 지급해도 겨우 0.8% 늘어나는 국가 부채비율이 무서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못한다는 주장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