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 3월 1일
플래시백
아직 겨울이 물러가지 않은 1922년 2월 10일 새벽 경성 곳곳에 삐라, 즉 전단이 살포됐습니다. ‘악덕신문을 매장하라’는 제목이었죠. 전단이 지목한 ‘악덕신문’은 동아일보였습니다. 동아일보를 ‘혹세무민하는 악마’ ‘몇몇 개인의 명리와 사욕을 꾀하는 사기수단’ ‘군중에 아첨하고 인심을 갈수록 어지럽히는 놈’이라고 험담을 퍼부었죠. ‘자각한 동포는 반드시 비매운동을 단행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비매운동은 불매운동이죠. 전단 끄트머리에 ‘의분단(義憤團)’이라고 단체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그런데 전단 내용이 이튿날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3면에 고스란히 실렸습니다. 그것도 상자기사로 눈에 띄게 편집했죠. 매일신보는 전단이 수십만 장이나 살포된 듯하다고 알리기도 했습니다. 같은 기관지인 일본글 신문 경성일보도 전단을 번역해 실었죠. 하루 뒤에는 매일신보나 경성일보 지국이 있는 주요 도시에도 전단이 날렸습니다. 당장 동아일보에 비상이 걸렸죠. 의분단이 어떤 단체이기에 이런 비열한 전단을 뿌렸는지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여러 정황을 보건대 매일신보에서 인쇄한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1922년 2월 11일자 매일신보 3면에 실린 ‘악덕신문을 매장하라‘ 전단 내용. ‘우리는 자칭 2000만 여론의 표현기관이란 미명 아래 혹세무민하는 악마 동아일보의 존재를 부인하노라‘로 시작한다. 매일신보 기사에 따르면 수십만 장이나 되는 듯한 전단이 경성에 살포됐다.
1922년 2월 1일 경성부 장곡천정 경성상공회의소 공회당에서 열린 김윤식 사회장 반대 2차 강연회 모습. 경성부 장곡천정은 지금의 서울 소공로를 가리킨다. 강연에 나선 박광희(조선노동공제회) 신일용(신인동맹회) 등 사회주의 성향 인사들은 동아일보를 귀족계급 자본계급의 노예라고 비난을 퍼부으며 청중에게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출처=매일신보
동아일보는 총독부 검열을 받아 1920년대 중반 일주일에 한 번꼴로 압수를 당했습니다. 1926년 한 해만 압수로 빼앗긴 신문이 34만 부가 넘었죠. 동아일보가 이런 탄압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자 매일신보까지 비열한 전단을 뿌려 비방하고 나섰습니다. 동아일보는 사태가 일단락된 1922년 3월 1일자 3면에 그동안의 경위를 자세하게 소개했습니다. 일단 경찰의 조치를 지켜보되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죠.
이진기자 leej@donga.com
원문
卑劣(비열)한 印刷物(인쇄물) 配布(배포)의 眞相(진상)동아일보를 무함한 소위 『의분단』의 인쇄물은
춍독부 긔관지 매일신보 사원이 인쇄 반포한 것
神人共怒(신인공로)할 每日報(매일보)의 此(차) 醜態(추태)
日人經營(일인경영)의 機關紙(기관지)
매일신보의 평시에 취한 태도
사회장 문뎨와 우수운 그 활동
경성에서 발행하는 신문지 중에 일본문 경성일보(京城日報)와 그의 분신(分身)인 조선문 매일신보(每日申報)는 조선총독부의 자본을 긔초로 삼고 전부 일본사람의 간부로 경영되며 총독부에서 행하는 대소 정치에 시비선악을 물론하고 변명과 두호로써 목뎍을 삼는 총독부의 긔관신문(機關新聞)임은 이미 세상이 널니 아는 바어니와 재작년 사월에 동아일보(東亞日報)가 우리민족의 의사를 대표하는 긔관될 큰 책임을 띄우고 세상에 나타나 당々한 언론과 정확한 보도가 창간된 당초부터 일반의 큰 환영을 바드며 깁흔 신용을 어더 독자의 수효가 시각으로 느러가며 날을 따라 사업이 발뎐하매
총독부 긔관지 매일신보는 동아일보의 공정한 언론으로 인하야 총녹부의 정책을 두호하기가 곤난하든지 동아일보의 급속한 발뎐을 인하야 독자의 수효가 날로 적어짐을 불평히 생각함이든지 경성일보와 서로 응하야 긔회만 잇스면 음증으로 혹은 양증으로 동아일보를 중상하며 혹은 공격하는 언론과 긔사를 신문에 게재하야 일반의 동정을 동아일보로부터 떼여내고저 힘을 쎳스나 동아일보의 긔초가 그다지 약한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하야 아모 영향을 바들 까닭도 업스며 또한 이러한 언론은 탄할 가치도 업다하야 종래 여긔에 대하야 침묵□ 직혀왓슴으로 두 신문도 약간 붓그러움을 아랏든지 작년 이래로는 약간 태도를 고친 듯 하더니
지난 일월 하순으로부터 이월 상순 사이에 고(故) 김윤식(金允植)선생의 사회장(社會葬)이 일부 사회에서 문뎨가 되야 한편에서 반대가 이러나자 평시에 동아일보의 륭성을 시긔하든 자가 잇서 동아일보와 사회장 문뎨를 련결하야 동아일보의 무함 중상을 하는 언론이 이러나매 매일신보의 당국자는 동아일보의 긔세를 꺽기에는 정히 조흔 긔회라고 생각을 하얏든지 매일 침소봉대(針小棒大)의 사회장 반대긔사로써 뎨삼면의 대부분을 메이며 동아일보를 공격하는 언론이라면 아모리 가치가 업는 것이라도 대서특서를 하야왓스나
奇怪醜惡(기괴추악)한 印刷物(인쇄물)
소위 『의분단』 명의의 인쇄물
비겁 츄루한 행동이 즉시 발각
사회장 문녜도 전혀 침식된 이월 십일의 새벽에 긔괴한 일이 경성 시중에 생겻다. 십일 오전 한시부터 네시까지 세 시간 동안에 어듸서 생겨나온 것인지 알지도 못하는 의분단(義憤團)이라는 긔괴한 일홈으로 『악덕신문을 매장하라』는 뎨목 아래에 입을 다므러 말도 할 수 업시 악독한 문자로써 리유도 업시 덥허노코 동아일보를 무함 중상하고 끗테는 동아일보를 보지 말나는 말까지 긔록한 인쇄물이 다수히 경성시중 조선사람의 집에 배포되엇더라. 엇더케 비겁하고 추악한 자이길내 일홈을 숨겨가지고 이와 가치 비루한 행동을 하는가 하고 동아일보사에서는 그 인쇄물을 자세히 검사하야 본즉 지질이든지 자태이든지 또는 인쇄한 것이든지 조희를 자른 것이든지 매일신보사에서 이러한 것이 만드러저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가만히 생각건대 사회장 반대에 그다지 선동을 하야도 아모 효과가 업섯슴으로 이번에는 수단을 밧고아서 이러한 인쇄물로 동아일보를 사보지 말도록 선동을 한 것인 듯하야 그 소행의 어리석은 것으로 말하면 도로혀 한우숨에 부칠 가치도 업스나 당々히 일홈을 내여 세우는 것과 달나 이와 가치 일홈을 숨겨가며 비루하고 음험한 수단으로 사회의 큰 언론긔관을 무함 중상함은 도뎌히 용서치 못할 죄악인고로 일반사회의 풍긔를 위하야도 그대로 둘 수가 업슴으로 즉시 경찰서에 향하야 범인 수색을 청구하얏더라.
醉乎狂乎(취호광호)
이즁삼즁으로
추루한 이 행동
그다지 비두한 인쇄물이 매일신보사에서 제조되야 나온 줄은 분명히 아랏스나 과연 신문사로 시행한 일인지 누구의 부탁을 바다 행한 일인지 이뎜에 대하야는 의심이 잇섯다. 아모리 총독부의 긔관지로 총독부의 의견을 따라서는 흰 것을 거문 것이라 하기에도 긔탄치 아니하는 매일신문사이기로 명색이 언론긔관이라 자칭하며 겸하야 다년 외교관의 열력을 가지고 훈일등 증경 친임관 이라는 칭호를 가진 추월좌도부(秋月左都夫)씨가 사댱이 된 아래에서 설마 매일신보사로야 이와 가치 무지몰각하고 어리석은 자로도 도뎌히 행하지 아니할 추루 비렬한 행동을 하얏슬 리가 잇스랴 하는 의심도 업지 아니하얏다.
그러나 십일 저녁에 발행한 매일신보에는 다른 때 가트면 신문에 소개도 아니할 익명의 인쇄물에 대하야 대서특서를 하얏슬 뿐 아니라 그 인쇄물의 전문을 그대로 게재하얏스되 특별히 전문을 이단으로 짜코 신문긔사의 통상 전례를 깨치어 상하좌우를 띄우고 사방에 란간까지 둘너서 세상 사람의 주목을 잇글도록 비상히 힘쓴 것을 볼 때에 동아일보 당국자의 생각이 엇더케 향하얏슬 것은 누구든지 짐작할 바이며 더욱이 『엇던 편의 소위인지』하야 자긔 신문에서 인쇄한 것을 숨긴 것이 긔괴할 뿐 아니라 『실로 수십만 장』을 배달하얏다는 긔사에 이르러는 이 가치 비루한 짓을 너무나 대규모로 행하얏슴에 놀낫스며 또 평시에는 조선사람 편의 일에 랭담한 경성일보도 동일에 그와 가튼 긔사를 내여서 조선민중이 정말 동아일보를 업새이랴는 듯이 허무한 사실을 쓰고 역시 그 인쇄물을 일본말로 번역하야 전문을 게재하얏다.
아々 취함인가 미침인가. 이와 가치 매일신보사에서 나오는 인쇄물은 두 번 세 번을 거듭하야 동아일보의 명예를 회손하고 업무를 방해하게 되얏스며 그뿐 아니라 십일과 십일々의 두 날을 계속하야 각 디방의 매일신보이나 경성일보의 지국이 잇는 주요한 도회에는 역시 그와 가튼 인쇄물이 비밀히 반포되얏다. 아― 세상사람은 이것을 과연 엇더한 사람의 소위이라 하는가.
可驚(가경)할 妖怪手段(요괴수단)
사과 끗헤 또 다시 발간 그짓말
그짓말이 또 한 번 재조를 너머
한편으로 동아일보사의 고발을 바든 경긔도 경찰부에서는 매일신보의 당국자의게 향하야 그 인쇄물의 출처를 무른즉 전연히 듯지도 보지도 못한 것이라고 태연히 사실을 인뎡치 아니하며 경찰당국자도 『설마 매일신보 당국자이야 그런 빠가의 짓을 하얏슬 리가 잇겟느냐』하야 매우 의아하는 태도를 가젓스나 동아일보사에서 행하는 증거의 조사는 계속 진행함으로 매일신보사에서도 그대로 견듸일 수가 업슬 줄 아랏는지 지난 십오일에 지배인 등촌충조(藤村忠助)씨가 동아일보사를 방문하고 『신문사에서 식힌 것은아니오. 부하의 절문 사람들이 한 일인데 자긔 감독이 충분치 못하야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진사하는 뜻을 표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 인쇄물이 매일신보사에서 나온 것임을 자백하고 한편으로는 신문사로서 한 일은 아니라고 변명하얏다. 그러나 이가치 동아일보사에 와서 자긔 신문사의 『절문 사람』들이 한 것이라고 자백까지 한 후에 또 무슨 생각이 드럿든지 이틀이 지나서 등촌 지배인의 말이라고 모 신문에 게재된 바를 보건대 자긔 신문의 사람은 아조 상관도 업고 다만 다른 사람의 주문에 의지하야 돈을 밧고 인쇄를 하야 주엇슬 뿐이라 하얏스며 또 한편으로는 경찰부에 대하야서도 그와 가튼 보고를 하얏다.
譎辯怪答(휼변괴답)
주문 마탓다고
지배인의 대답
이와 가치 변명에 대한 태도조차 여일히 긔괴함으로 동아일보사의 대표는 등촌지배인을 방문하고 그 연유를 무러본즉 그의 대답이 당초에는 자긔 신문사의 졀문 사람들이 그리한 줄 아랏더니 다시 조사를 하야본즉 남의 주문을 바든 것이 분명하다고 어린아해도 속지 아니할 변명을 한다. 하여간 말이나 드러보고저 누구의 주문을 바든 것이냐 무러본즉 이월 오일에 나이 사십세 가량쯤 되어 보이는 경상도 사람 김상원(金相元)이라는 자가 원고를 가지고 와서 용도계(用度係)주임 견뎐절(絹田節)이라는 자의게 주문을 하고 일만 장의 인쇄비로 선금 이십오 원을 내엿슴으로
견뎐이는 즉시 공장댱 소천삼지개(小川三之介)에게 주어서 소쳔이는 부하 직공을 식여서 일만 장을 인쇄하야 두엇다가 팔일 오후 네시반에 차지라 온 김상원의게 내여주엇다 하는 말이다. 그러면 김상원의 신분과 주소를 모르느냐한즉 선금을 바닷고 자긔가 차지라 온다 하얏슴으로 주소도 뭇지 안코 누구인지도 몰낫다고 긔괴한 혀끗을 롱락하야 이와 가치 중대한 일을 미봉하랴 하고 그러한 일을 행하얏다는 부하의게 대하야는 자긔가 꾸지람을 하얏슬뿐이오 아모 처분도 아니하얏다는 말까지 분명히 말하얏다.
歷々(역력) 證據(증거) 何其多(하기다)
매일신보 사원의 관계한 증거
증거를 감츄랴고 애쓰든 사실
아모리 남의 주문을 바다서 인쇄한 것이오 신문사와는 관계가 업다 하지마는 이와 가치 남 의신문사에 중대한 관계가 잇는 인쇄물을 덥허노코 박여주엇다는 일이든지 또는 주문한 사람의 주소도 모른다 하는 것이든지 이가치 중대한 일에 대하야 먼저 조사한 것과 다음 조사한 것이 다르다는 말이 책임자의 입으로 나오는 것이라든지 모든 것이 보통의 안목으로 보아서 긔괴하고 우수울 뿐 아니라 동아일보사에서 조사한 바에 의지하건대 이일울 의론하야 원고를 만든 사람이 누구 누군인지 분명할 뿐 아니라 이것을 인쇄할 때에는 일이명을 제한 외에는 조선인 직공이 도라간 뒤에 일본인 직공만 식혀서 인쇄한 일, 용도계 주임 견뎐의 명령으로 신문사 소사를 식혀서 각 지국에 보내고저 인쇄물의 포상을 행하야 발송부의 명령으로 남대문뎡거장까지 보내여서 각 지국에 발송을 의탁한 일,
그 신문사 소사 『김경이』와 『김룡각』 두 명을 식혀서 십일 새벽에 경성시내에 배달케 하다가 이 두 명이 탑골공원 압 파출소에서 순사의게 잡혀서 조사를 밧고 방면되야 또다시 배달을 계속하다가 견지동파출소에서 다시 잡혀 종로경찰서에까지 가서 조사를 바든 일, 그 후에 증거가 드러날가 념려하야 매일신보사에서는 인쇄물을 배달한 김경이의게 로자를 주어서 인쳔지국으로 가라 하고 김룡각의게 평양지국에 가라 하야 두 명이 모다 경셩시외의 모처에 잠복하야 잇는 일, 기외에도 매일신보사의 사람이 직접으로 이 일에 관계하야 잇는 명백한 증거가 수다하게 나타나서 아모리 간휼한 모계로 소위 상습뎍(常習的) 요괴수단(妖怪手段)을 사용하야도 도뎌히 사실은 은폐하지 못하게 되얏다.
周章狼狽(주장낭패)
경찰에 몰녀서
또 뎨츌한 보고
사건이 이와 가치 발뎐되매 아모리 총독부의 긔관신문이기로 경찰부에서 그대로 두호하지는 못하게 되얏슴으로 경긔도 경찰부에서는 다시 등촌 시배인을 불러다가 남의 주문을 마타서 인쇄를 하얏다는 보고는 아모리 하야도 그짓말이 분명하다고 힐문을 한즉 지배인의 말이 『사실대로 보고하야 세상에 발표가 되면 매일신보와 경성일보의 톄면이 말할 수 업시 창피하다는 사댱의 의견으로 그리한 것인즉 다시 사댱과 의론하겟다』 하고 도라간 후
추월 사댱이 다시 경찰부댱을 방문하고 사과를 한 후에 다시 뎨출하얏다는 보고의 내용을 드른즉 당초에 남의 주문을 바닷다 한 것은 그짓말이오 광고부에 근무하는 황쳔모(荒川某)이 는 자의 발론으로 서무부댱 하곡수부(河谷數夫)라는 자가 동의를 하고 공장댱 소쳔삼지개 (小川三之介)가 이에 응하야 그러한 일을 하얏슴으로 책임자는 각기 처벌을 하겟고 그 이상의 간부는 모르는 일이라 하야 그림자도 업는 소위 주문수 김상원이라는 자는 어듸로 다라나고 이번에는 서무부댱이니 공장냥이니 하는 간부의 책임자가 나왓다.
一口三言(일구삼언)
세 번 변한 대답
짐작할 그 내용
매일신보사의 졀믄 사람이 행하얏다……김상원이라는 그림자도 업는 자의 주문을 바든 것이다……서무부댱과 공장댱이 행한 것이다……이와 가치 매일신보사 당국자의 고백은 세 번을 변□얏다. 그러면 이 세 번 재의 고백은 과연 정직한 것인가. 이상에 말한 바 경과와 변쳔을 보면 누구든지 가히 판단할 수 잇슬 일이며 사실이 아니리는 중거를 늘 것도 결단코 업는 바는 아니지마는
신문사의 긔밀(機密)에 참예하는 서무부댱과 신문사의 중요한 긔관인 공장책임자의 두 간부가 합하야 신문사의 그계와 물품□ 써서 인쇄를 하야 신문사으 사용인을 식혀서 배달을 하얏다 하는 자백과 그 인쇄물의 전문을 경성일보와 매일신보에 일부러 대서특서한 일만 가지고도 이가치 추악 비루한 행동이 어느 곳으로부터 조차서 엇더케 되어 나온 것인지를 가히 짐작할 것이며 말을 두 번 세 번식 변하야 사실을 미봉치도 못하고 자승자박에 빠진 매일신보사 당국자의 태도이야말로 다시 거론할 여디도 업는 일이다.
警察(경찰)의 態度(태도)는 如何(여하)
동아일보의 태도는 엇더한가
경찰 태도를 따라 단연한 처치
그러면 이다지 비루하고 음험한 박해를 당한 동아일보사에서는 이에 대하야 엇더한 방책을 취할가. 무론 자위상(自衛上)으로 말하든지 또는 장래 사회에 향하야 추악한 무리의 행동을 징계하는 뎜으로 말하든지 상당히 본보기를 내일 결심은 이미 작뎡한 바이라. 그러나 사건은 이미 매일신보사의 두 간부가 책임을 지고 사실의 조사는 경찰의 손에 매여 잇슴으로 사실이 이러한 뎡도까지 발표되얏고 경찰서에서 자발뎍(自發的)으로 뎍당한 조처를 한다 하면 점자는 태도를 취하야 다시 문뎨를 삼고저 하지 아니하며
만일 경찰긔관에서 총녹부의 긔관지라고 두호를 하야 온당치 못한 처치를 행한다 하면 어듸까지든지 새로히 증거를 들고 단연한 방침을 취하랴 하는 바이며 만일 이후에도 개인이나 단톄를 물론하고 비루한 행동으로 동아일보를 무함 중상하는 자가 잇스면 추호도 용사치 아니할 것을 명백히 말하야 두노라.
현대문
비열한 인쇄물 배포의 진상동아일보를 모함한 『의분단』의 인쇄물은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사원이 인쇄 반포한 것
천인공노할 매일신보의 이 추태
지난 2월 10일 이래 경성을 비롯하여 각 주요 도시에 『의분단』이라는 그림자도 없는 단체의 이름으로 『악덕신문을 매장하라』는 추악한 인쇄물을 배포하여 동아일보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한 일에 대하여 그동안의 경과를 이제 발표함으로써 세상의 의혹을 풀고자 한다. 아울러 이 기회에 이 일에 대하여 전화 또는 편지로 간곡한 동정을 표현하신 전국에 계신 분들과 이 일에 크게 분노하여 동아일보를 새로 애독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감사하는 뜻을 전한다.
일본인 경영의 기관지
매일신보의 평소 행한 태도
사회장 문제와 우스운 그 활동
경성에서 발행하는 신문지 중에 일본글 경성일보와 그 분신인 조선글 매일신보는 조선총독부의 자본을 기초로 삼고 전부 일본인이 간부로 경영하며 총독부에서 하는 크고 작은 정치에 시비선악은 따지지 않고 변명과 두둔으로 목적을 삼는 총독부의 기관지인 것은 이미 세상이 널리 아는 일이다. 재작년 4월에 동아일보가 우리 민족의 의사를 대표하는 기관이 될 큰 책임을 지고 세상에 나타나 당당한 언론과 정확한 보도가 창간 당초부터 일반인의 큰 환영을 받으며 깊은 신뢰를 얻어 독자 수가 시시각각 늘어가며 날을 거듭해 사업이 발전하였다.
그러자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는 동아일보의 공정한 보도와 논평으로 총독부의 정책을 두둔하기가 곤란하였던지 동아일보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독자 수가 갈수록 적어지는 것을 불평스럽게 생각하였던지 경성일보와 서로 주거니 받거니 기회만 있으면 음으로 또는 양으로 동아일보를 중상하며 또는 공격하는 논평과 기사를 게재하여 일반의 동정을 동아일보로부터 떼어내고자 힘을 썼지만 동아일보의 기초가 그다지 약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아무 영향을 받을 까닭도 없으며 또한 이러한 언론은 나무랄 가치도 없다고 보고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으므로 두 신문도 약간 부끄러움을 알았든지 작년 이래로는 태도를 고친 듯하였다.
그러더니 지난 1월 하순부터 2월 상순 사이에 고 김윤식 선생의 사회장이 일부 사회에서 문제가 되어 한편에서 반대의견이 일어나자 평소 동아일보의 융성을 시기하던 것이 있어 동아일보와 사회장 문제를 연결하여 동아일보를 모함 중상하는 의견이 생기니까 매일신보의 당국자는 동아일보의 기세를 꺾기에는 참으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였던지 매일 침소봉대의 사회장 반대기사로 3면의 대부분을 채우며 동아일보를 공격하는 기사라면 아무리 가치가 없는 것이라도 대서특필을 하여왔다.
사회장은 고인의 유족이 사양한 까닭에 없던 일이 되고 동아일보도 또한 아무 영향을 받지 않고 사회장 문제의 진상이 차차 사회에 알려지니 이번 기회에 큰 성공이나 할 듯이 헛심을 들이든 매일신보는 모처럼 노력한 것이 아무 효과도 없이 자기 소득을 잃고 어리둥절 하는 일뿐이고 사회로부터는 차가운 비웃음이나 받게 되었다.
기괴하고 추악한 인쇄물
이른바 『의분단』 명의의 인쇄물
비겁하고 더러운 행동이 즉시 들통나
사회장 문제도 아주 가라앉은 2월 10일 새벽에 기괴한 일이 경성 시중에 일어났다. 10일 오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 동안에 어디서 생겨 나온 것인지 알지도 못하는 의분단이라는 기괴한 이름으로 『악덕신문을 매장하라』는 제목 아래에 입을 다물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악독한 글로 이유도 없이 덮어놓고 동아일보를 모함 중상하고 끝에는 동아일보를 보지 말라는 말까지 적어 넣은 인쇄물이 다수 경성 시중 조선사람 집에 배포되었다. 어찌나 비겁하고 추악한 자이기에 이름을 숨겨서 이러한 너절한 행동을 하는가 하고 동아일보사에서는 그 인쇄물을 자세히 검사하여 보니까 종이 질이라든가 모양이라든가 또는 인쇄라든가 종이를 자른 상태라든가 매일신보에서 이것을 만들어 낸 것이 분명하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회장 반대에 그토록 선동을 하여도 아무 효과가 없었기에 이번에는 수단을 바꿔서 이러한 인쇄물로 동아일보를 사보지 말도록 선동을 한 것인 듯하여 그 소행의 어리석은 것으로 말하면 도리어 한번 웃고 말 가치도 없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이름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이렇게 이름을 숨겨가며 너절하고 음험한 수단으로 사회의 큰 언론기관을 모함 중상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하지 못할 죄악이므로 일반사회의 풍기를 위해서도 그대로 둘 수가 없으므로 즉시 경찰서에 범인 수색을 요청하였다.
술 취한 것인가 미친 것인가
이중삼중으로
지저분한 이 행동
그토록 너절한 인쇄물이 매일신보사에서 제작되어 나온 줄은 분명히 알았지만 과연 신문사가 저지른 일인지 누구의 부탁을 받고 한 일인지 이 점에 대해서는 의심이 있었다. 아무리 총독부의 기관지로 총독부의 의견을 따라서는 흰 것을 검은 것이라고 하기에도 꺼리지 않는 매일신보라도 명색이 언론기관이라고 스스로 부르고 또한 여러 해 외교관의 이력을 가지고 일등 훈장에 일찍이 최고위 관료라는 칭호를 가진 아키즈키 사츠오 씨가 사장이 된 아래에서 설마 매일신보로서야 이러한 몰상식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도저히 하지 않을 너절하고 비열한 행동을 하였을 리가 있을까 하는 의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10일 저녁에 발행한 매일신보에는 다른 때 같으면 신문에 소개도 하지 않을 익명의 인쇄물을 대서특필하였을 뿐 아니라 그 인쇄물을 전문을 그대로 게재하였던 데다 특별히 전문을 2단으로 짜고 신문기사의 통상 전례를 깨고 상하좌우를 띄고 사방에 난간까지 둘러서 세상 사람의 주목을 끌도록 아주 힘쓴 것을 볼 때에 동아일보 당국자의 생각이 어느 쪽으로 향하였을 것은 누구든지 짐작할 것이며 더욱이 『어느 편의 소행인지』라며 자기 신문사에서 인쇄한 것을 숨긴 것이 기괴할 뿐 아니라 『실로 수십만 장』을 배달하였다는 기사에 이르러서는 이처럼 더러운 짓을 너무나 대규모로 저질렀던 것에 놀랐으며 또 평소에는 조선사람 편의 일에 냉담한 경성일보도 같은 날 그 같은 기사를 실어서 조선민중이 정말 동아일보를 없애려는 듯이 헛된 사실을 쓰고 역시 그 인쇄물을 번역하여 전문을 게재하였다.
아아, 술에 취한 것인가 미친 것인가. 이와 같이 매일신보사에서 나오는 인쇄물은 두 번 세 번을 거듭하여 동아일보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하게 되었으며 그뿐 아니라 10일과 11일 이틀을 계속하여 각 지방의 매일신보나 경성일보 지국이 있는 주요 도시에는 역시 그와 같은 인쇄물이 몰래 배포되었다. 아― 세상 사람은 이것을 과연 어떤 사람의 소행이라 하는가.
놀랄만한 요괴수단
사과 끝에 또 다시 빨간 거짓말
거짓말이 또 한 번 재주를 넘어
한편으로 동아일보사의 고발을 받은 경기도 경찰부에서는 매일신보의 당국자에게 그 인쇄물의 출처를 물었다. 이에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이라고 태연하게 사실을 인정하지 않자 경찰 당국자도 『설마 매일신보 당국자가 그런 바보짓을 하였을 리가 있겠느냐』며 매우 의아한 태도를 보였으나 동아일보사에서 내놓은 증거의 조사는 계속 진행하여 매일신보사에서도 그대로 견딜 수가 없을 줄 알았는지 지난 15일에 지배인 후지무라 다다스케 씨가 동아일보사를 방문해 『신문사에서 시킨 일은 아니오. 부하 중 젊은 사람들이 한 일인데 나의 감독이 충분치 못하여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유감이오』라고 정중히 사과하는 뜻을 표하였다.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 인쇄물이 매일신보사에서 나온 것임을 자백하고 한편으로는 신문사로서 한 일은 아니라고 변명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동아일보사에 와서 자기 신문사의 『젊은 사람』들이 한 것이라고 자백까지 한 후에 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이틀이 지나서 후지무라 지배인의 말이라고 모 신문에 게재된 것을 보니 자기 신문 사람은 전혀 상관이 없고 다만 다른 사람의 요청에 돈을 받고 인쇄를 해 주었을 뿐이라고 하였으며 또 한편으로는 경찰부에 대하여서도 같은 보고를 하였다.
속이는 변명에 괴이한 답변
주문 받았다고
지배인이 대답
이와 같이 변명하는 태도조차 여전히 기괴하기에 동아일보사의 대표는 후지무라 지배인을 찾아가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의 대답이 처음에는 자기 신문사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 줄 알았으나 다시 조사를 하였더니 남의 주문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고 어린아이라도 속지 않을 변명을 하였다. 하여간 말이나 들어보려고 누구의 주문을 받은 것이냐고 물어보니 2월 5일에 나이 40세가량 되어 보이는 경상도 사람 김상원이라는 자가 원고를 가지고 와서 용도계 주임 기누타 세츠라는 자에게 주문을 하고 1만 장의 인쇄비로 선금 25원을 내었다.
그러므로 기누타는 즉시 공장장 오가와 산노스케에게 전해줘 오가와는 부하 직공을 시켜서 1만 장을 인쇄하여 두었다가 8일 오후 4시 반에 찾으러 온 김상원에게 내주었다는 말이다. 그러면 김상원의 신분과 주소를 모르느냐 물으니 선금을 받았고 자기가 찾으러 온다 하였기에 주소도 묻지 않고 누구인지도 몰랐다고 기괴한 혀끝을 놀려 이처럼 중대한 일을 미봉하려고 하여 그런 일을 수행하였다는 부하에게 대하여서는 자기가 꾸지람을 하였을 뿐이고 아무 처분도 하지 않았다는 말까지 분명히 하였다.
역력한 증거가 얼마나 많은가
매일신보 사원이 관계한 증거
증거를 감추려고 애쓰던 사실
아무리 남의 주문을 받아서 인쇄한 것이고 신문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이처럼 남의 신문사에 중대한 관계가 있는 인쇄물을 덮어놓고 찍어주었다는 일이든지 또는 주문한 사람의 주소도 모른다 하는 것이든지 이렇게 중대한 일에 대하여 먼저 조사한 것과 이후 조사한 것이 다르다는 말이 책임자의 입으로 나오는 것이라든지 모든 것이 보통의 안목으로 보아서는 기괴하고 우스울 뿐 아니라 동아일보사에서 조사한 내용으로 보면 이 일을 의논하여 원고를 만든 사람이 누구누구인지 분명할 뿐 아니라 이것을 인쇄할 때에는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조선인 직공이 퇴근한 뒤에 일본인 직공만 시켜서 인쇄한 일, 용도계 주임 기누타의 지시로 신문사 사환을 시켜서 각 지국에 보내려고 인쇄물을 포장하여 발송부의 명령으로 남대문정거장까지 보내서 각 지국에 발송을 의뢰한 일,
그 신문사 사환 『김경이』와 『김용각』 두 명을 시켜서 10일 새벽에 경성 시내에 배달하게 하다가 이 두 사람이 탑골공원 앞 파출소에서 순사에게 잡혀서 조사를 받고 풀려나 또다시 배달을 계속하다가 견지동파출소에서 다시 잡혀 종로경찰서에까지 가서 조사를 받은 일, 그 후에 증거가 드러날까 걱정하여 매일신보사에서는 인쇄물을 배달한 김경이에게 여비를 주어서 인천지국으로 가라고 하고 김용각에게는 평양지국에 가라고 하여 두 사람이 모두 경성 시외의 모처에 숨어 있는 일, 이외에도 매일신보사의 사람이 직접 이 일에 관계되어 있는 명백한 증거가 많이 드러나서 아무리 간사한 음모로 이른바 상습적 요괴수단을 사용하여도 도저히 사실은 덮어두지 못하게 되었다.
당황하다 낭패
경찰에 몰려서
또 제출한 보고
사건이 이처럼 진행되자 아무리 총독부의 기관신문이라고 해도 경찰부에서 그대로 두둔하지는 못하게 되었으므로 경기도 경찰부에서는 다시 후지무라 지배인을 불러 남의 주문을 받아 인쇄하였다는 진술은 아무리 해도 거짓말이 분명하다고 힐난하자 지배인은 『사실대로 진술해서 세상에 공표되면 매일신보와 경성일보의 체면이 말할 수 없이 창피하다는 사장의 의견으로 그렇게 한 것이니 다시 사장과 의논하겠다』라며 돌아갔다.
그 뒤 아키즈키 사장이 다시 경찰부장을 찾아와 사과를 한 뒤에 다시 진술하겠다는 보고 내용을 들으니 당초에 남의 주문을 받았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고 광고부에서 일하는 아라카와라는 자가 제안해 서무부장 가와타니 가즈오라는 자가 동의하고 공장장 오가와 산노스케가 나서서 그러한 일을 하였으므로 책임자는 각각 처벌하겠고 그 이상의 간부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여 그림자도 없는 이른바 주문자 김상원이라는 자는 어디로 달아나고 이번에는 서무부장이니 공장장이니 하는 간부의 책임자가 나왔다.
한 입으로 세 가지 말
세 번 변한 대답
짐작할 그 내용
매일신보사의 젊은 사람이 저질렀다……김상원이라는 그림자도 없는 자의 주문을 받은 것이다……서무부장과 공장장이 저지른 것이다……이처럼 매일신보사 당국자의 자백은 세 번 바뀌었다. 그러면 이 세 번째의 자백은 과연 정직한 것인가. 이상에 말한 경과와 변경을 보면 누구든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일이며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할 것도 없는 결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신문사의 기밀에 참여하는 서무부장과 신문사의 주요 기관이 공장책임자의 두 간부가 작당하여 신문사의 기계와 물품을 써서 인쇄하여 신문사의 사용인을 시켜서 배달하였다는 자백과 그 인쇄물의 전문을 경성일보와 매일신보에 일부러 대서특필한 일만 가지고도 이처럼 추악하고 너절한 행동이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나온 것인지를 충분히 짐작할 것이며 말이 두 번 세 번씩 바뀌어 사실을 이리저리 꾸며대지도 못하고 제 발에 걸려 넘어진 매일신보사 당국자의 태도야말로 다시 거론할 여지도 없는 일이다.
경찰의 태도는 어떤가
동아일보의 태도는 어떤가
경찰 대응에 따라 단호한 조치
그러면 이렇게 너절하고 음험한 박해를 당한 동아일보사에서는 이에 대하여 어떠한 방책을 취할 것인가. 물론 자위상으로 말하든지 또는 장래 사회에 대하여 추악한 무리의 행동을 징계하는 점으로 말하든지 상당한 본보기를 삼을 결심은 이미 작정하였다. 그러나 사건은 이미 매일신보사의 두 간부가 책임을 지고 사실에 관한 조사는 경찰의 손에 놓여 있으므로 사실이 이러한 정도까지 발표되었고 경찰서에서 자발적으로 적당한 조처를 한다고 하면 점잖은 태도를 택하여 다시 문제를 삼으려 하지 않겠다.
만일 경찰기관에서 총독부의 기관지라고 두둔을 하여 온당하지 못한 조치를 내린다고 하면 어디까지든지 새로운 증거를 들고 결연한 대응을 하려고 하는 바이며 만약 이후에도 개인이나 단체를 불문하고 너절한 행동으로 동아일보를 모함 중상하는 자가 있으면 추호도 용서하지 않을 것을 명백히 말하여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