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 2차 총파업(집단휴진) 이틀째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출입문 앞에서 전공의들이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홍보물을 방문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2020.8.27/뉴스1 © News1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대전협 비대위)는 1일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4대 의료 정책 전면 재검토’를 정부에 요구했다. 대전협 비대위가 ‘4대 악’으로 규정하고 재검토를 촉구하는 정책은 공공의대 설립·의과대학 정원 확대·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비대면 진료 육성이다.
이날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젊은 의사’들이 이날 출범식에서 가장 반발한 정책 중 하나는 공공의대 설립이다. 정부는 공공 의료 설립 추진 이유로 ‘의료 필수 인력 부족’을 제시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 확충이 절실하고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공공의대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립공공의대 설립 법안 관련 국회 전문위원실 검토보고서에서 “심화하는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직접 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립해 부족한 의료인력을 양성해 공급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등 감염병의 대응을 위한 의료인력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지현 대전협 위원장은 “의료 필수 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취업할 수 있는 병원이 없기 때문”이라며 “수많은 의사가 비현실적인 ‘의료수가’(환자가 의료기관에 지불하는 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급여비의 합계)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전공을 포기한 채 비보험가로 내몰리는 것이 의료계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인력 부족 문제는 이른바 ‘의료수가의 정상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위원장은 “공공의대설립을 비롯해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등 불합리한 의료정책들은 현장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미래에 고통받는 환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지원 서울대 정형외과 전임의도 이날 출범식에 참석해 “지역 의료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낀다”며 그 방안으로 공공의대가 아닌 ‘공공의료원’과 ‘공공병원’ 설립을 제시했다. 박 전임위는 “공공 병원 설립이 공공 의대 설립보다 우선해야 한다”며 “수련의 지위 보장이 환자 안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적 다툼까지 벌이며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좀처럼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대전협 비대위는 정부가 제안한 ‘공개 토론’에 응할 의사를 밝히며 협상 가능성은 열어 뒀다.
박지현 위원장은 ”공개토론회에는 언제든 참여할 수 있고 의료계에서도 원하는 바“라며 정부가 원점에서 의료 정책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서울=뉴스1)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