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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경기 살아나자 울산 부동산 거래 ‘들썩’

입력 | 2020-09-02 03:00:00

조선사 7월 누계 수주 47척… 부동산 거래량도 7년만에 최대
청약 경쟁률 6.81대 1 이르기도




올 들어 신규 건조 선박 수주량 증가로 조선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의 경기도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신규 건조 선박 수주가 증가하면서 조선업 경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이 여파로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를 중심으로 한 울산의 경기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총 14척의 선박을 신규로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이 신규로 수주한 배도 29척이다. 현대삼호중공업까지 포함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 3사의 7월 누계 총 신규 수주는 47척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이 힘을 쏟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최근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승인 판정을 했다.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 이어 두 번째 승인이다. 회사는 싱가포르의 이번 결정으로 최대 승부처인 유럽연합(EU) 등 나머지 4개 국가의 심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1∼7월까지 총 29척 수주 중 24척이 PC선이다. 나머지 3척은 액화석유가스(LPG)선, 기타 2척이다. PC선은 상당한 품질과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본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30일에도 유럽·아시아 소재 선사와 5만 t급 PC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했다. 총 수주금액은 830억 원 규모다. 1척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나머지 1척은 베트남 현대비나신조선에서 건조돼 내년 하반기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같이 신규 선박 수주가 증가하면서 이들 회사가 있는 울산 동구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가와 식당 등에는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부동산 거래는 증가하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울산지역 주택거래량은 6481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2244건)보다 4237건이나 급증했다. 이는 2013년 5월(7977건) 이후 7년 2개월 만에 최대 거래량이다.

5월 현대중공업 정문 맞은편인 동구 서부동에 짓는 2286가구분의 신규 아파트 청약에서는 1만5000여 명이 몰려 평균 6.8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규 건조 선박의 수주 증가에 따른 일자리 증가로 동구의 원룸 임대도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조선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현대중공업에 취업한 외지인들의 원룸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동구에는 조선업 경기 침체로 5년 전부터 원룸 신축이 중단됐기 때문에 최근 임대 물량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 대왕암공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근 손님이 줄었지만 지난달 중순까지 주말과 휴일에는 손님들로 북적거려 경기 회복세를 실감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