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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낙연-김종인 회동, 입법 독주 없는 협치국회 시발점되길

입력 | 2020-09-02 00:00: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신임 인사차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잇달아 예방했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코로나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조기 편성에 의견을 같이했다. 2차 재난지원금을 자영업자 등 피해 당사자들에게 선별 지급하는 방향에도 공감했다. 그러나 176석 거여(巨與)가 독식하고 있는 18개 상임위원장의 재협상 여부에 대해선 서로 평행선을 달렸다.

여야 대표가 처음 만났다고 해서 그동안 꼬인 실타래가 일거에 풀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여야 대표 조합은 과거 대표 진용에 비해 합리적 중도 성향의 공감대가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협치 복원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은 편이다.

21대 국회는 시작부터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거여의 독주로 파행의 연속이었다. 최소한의 상임위 법안 심의절차까지 묵살하며 밀어붙인 입법 폭주의 역풍은 민심 이반을 불러왔다. 이 대표가 취임하면서 ‘겸손’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협치의 물꼬를 트기 위해선 국회 파행의 단초를 제공한 상임위원장 독식을 정상화하는 여야 간 재협상도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어제 시작된 21대 첫 정기국회에는 논란이 많은 정부·여당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 상태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공정경제 관련 3법을 비롯해 명분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현장에서 우려가 쏟아지는 법안들이 수두룩하다. 시급한 민생 현안도 아닌 데다 정쟁으로 번질 소지가 큰 의원 입법안도 적지 않다. 여당은 입법 속도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야당과 경제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면서 보다 성숙한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